“AI 투자로 수요 자극”…IMF, 올해 세계성장률 3.1%로 소폭 상향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회복력 다시 보여줬지만 균형 이루진 못해”
“중동 전쟁 장기화에도 상반기 활동 예상보다 양호…세계 경제는 양극화”
상방위험보단 하방위험 큰 것으로 진단…‘반도체 덕’ 韓성장률 대폭 상향

국제통화기금(IMF).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가 다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올렸다.

IMF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P) 높은 3.1%로 전망했다. 올해 1월 3.3%로 제시됐던 IMF의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이란 전쟁 발발 후인 4월 3.1%, 7월 3.0%로 두 차례 연속 내려갔다가 이번에는 다소 올랐다.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7월과 동일한 3.4%를 유지했다.

IMF는 “세계 경제는 다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조정 여지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며 “중동의 장기화한 전쟁과 무역 긴장에 따른 지속적 압박에도 2026년 상반기 (경제) 활동은 예상보다 양호함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성장률 소폭 상향의 배경에 대해선 “기술 사이클은 인공지능(AI)에 대한 강력한 투자에 의해 수요에 자극을 불어넣었다”며 지금까지 각국의 “유연한 공급 대응, 선적 경로 변경, 재고 감축, 재정 지원, 과거 수십 년에 비해 낮아진 에너지 집약도가 전쟁으로 인한 경제활동 타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리한 교역 조건이나 기술 관련 수출 및 투자가 일부 국가에 완충 역할을 제공한 반면, 나머지 다른 국가들은 수입 비용 증가와 수요 약화에 직면하는 등 세계 경제가 양극화됐다고 IMF는 지적했다. 민간 기업들도 지정학적 위험과 무역 정책 변화 등 반복되는 충격에 지속적으로 적응해왔지만, 이런 조정 여지는 무한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IMF는 “위험 요인이 하방으로 치우쳐 있다”며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낮아질 위험이 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요인으로는 중동의 교착 상태 장기화와 추가 긴장 고조, 에너지 인프라 추가 차질, 사이버 공격, 극심한 기상 이변, AI 수익성·생산성 전망 재평가에 따른 투자 감소 등을 꼽았다.

IMF는 “상방 리스크도 분명하다”며 “AI 관련 투자가 예상보다 지속될 수 있고, 생산성 향상이 가정한 것보다 빠르게 실현될 수 있으며, 새 무역협정이 예측 가능성과 회복력을 높일 수 있고, 화석 연료 가격 상승이 에너지 안보 투자를 가속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WOE를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7월 전망치와 같은 2.3%로 예상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7월(2.2%)로 소폭 올랐다.

유로존은 올해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 0.9%보다 0.2%P 오른 것인데, IMF는 아일랜드의 매우 강력한 회복세와 스페인의 지속적 성장 동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내년 성장률은 7월과 같은 1.2%로 전망됐다.

일본은 올해의 경우 7월(0.6%)보다 소폭 오른 0.7%, 내년에도 0.7% 각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3.3%, 내년 성장률을 2.8%로 각각 내다봤다. 지난 7월 전망치인 올해 2.6%, 내년 2.5%에서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 상향 이유로는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하는 강력한 반도체 대외 수요”를 꼽았다.

신흥 개도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3.7%로 둔화했다가 내년에는 4.4%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보다 각각 0.1%P 떨어졌다. 중국의 경우 올해 지난 7월보다 0.1%P 내린 4.5% 성장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중동 및 중앙아시아는 올해 성장률이 -0.3%로 후퇴한 뒤 내년에 6.3% 급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이 당초 전망보다 더 길어지고 대신 해협이 재개통된 뒤에는 더 큰 반등이 예상됨에 따라 지난 4월 전망치에 비해 올해 성장률은 2.2%P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을 1.7%P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IMF는 설명했다.

에너지 생산 및 운송 차질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의 경우 올해 두 자릿수 경제 위축을 겪은 뒤 내년에는 생산·수출·물류가 정상화되면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7월과 같은 4.7%였으며, 내년에는 이보다 완화된 4.1%로 예상됐다. 세계 무역량 증가율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4.6%로 둔화한 뒤, 내년에는 4.7%로 안정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IMF는 높은 부채 수준, 상승하는 국채 금리, 시급한 지출 필요성을 고려할 때 재정 여력 재구축에 집중할 필요성이 점점 시급해지고 있다면서 “제도적 개선을 바탕으로 세입 증대와 지출 합리화를 결합한 신뢰할 수 있는 재정 조정 계획을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