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신고 절반은 심사도 못 받고 종결…지난해 접수·불개시 ‘최다’

2020년 이후 신고 총 1만7531건
8419건 정식 심사 없이 사건 종결
“사건 처리 체계 면밀히 점검 필요성”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신고 2건 중 1건가량이 정식 심사에 들어가지 못한 채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고 접수와 심사 불개시 건수가 모두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전체 신고의 절반 이상이 심사 불개시 처리됐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정위에 접수된 신고는 모두 1만753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8419건(48.0%)은 심사를 시작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신고 건수는 2020년 2707건에서 2021년 2422건으로 줄어든 뒤 2022년 2512건, 2023년 2505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24년 2901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3053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7월까지 1431건이 접수됐다.

심사 불개시 결정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2020년 1337건에서 2021년 1156건으로 줄었으나 2022년 1233건, 2023년 1268건, 2024년 1371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609건에 달했고 올해 1~7월에는 445건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고 접수와 심사 불개시 건수가 모두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신고 중 심사 불개시 비중도 52.7%로 절반을 웃돌았다.

다만 심사 불개시 결정이 곧바로 부적절한 사건 처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신고 사안이 공정위 관할 법령에 해당하지 않거나 법률 위반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도 심사를 개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고 상당수가 초기 단계에서 종결되는 만큼 판단 기준과 절차가 적절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고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사건을 담당할 인력과 조직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지도 점검 과제로 꼽힌다.

박 의원은 “불공정 피해를 호소하며 공정위 문을 두드렸는데도 수천 건의 신고가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정당한 피해 신고가 초기 단계에서 걸러지고 있지는 않은지 심사 불개시 사유와 기준, 사건 처리 체계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