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주 이리서 총격 참사…용의자 포함 9명 사망

임신부·영유아 등 일가족과 지인 8명 숨져…범행 동기 조사 중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시에서 9일(현지시간) 밤 발생한 총격 사건 현장에 경찰관들이 남아 있다. [AP=연합]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시에서 9일(현지시간) 밤 발생한 총격 사건 현장에 경찰관들이 남아 있다. [AP=연합]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의 한 주택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임신부와 어린이 등 8명이 숨지고 용의자인 45세 남성도 사망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리 경찰은 지난 9일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가 피해자 7명과 친족 관계였으며, 나머지 1명은 임신부의 지인이었다고 10일 밝혔다.

수사 당국이 확보한 영상 및 음성 자료에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직전 주택 내부에서 총성이 들린 뒤, 여성 2명이 집 앞에 도착해 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당시 크게 동요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집 밖으로 나와 달려오는 여성 2명에게 총격을 가한 뒤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주택 밖에서 숨진 여성 2명을 발견했다.

경찰은 드론과 로봇을 투입한 뒤 주택 내부에 진입했다. 집 안에서는 1층에서 5세 남아와 1세 여아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계단에서는 여성 2명과 젊은 남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2층에서 발견됐다.

릭 로라 이리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존중의 의미에서 경찰관들이 집 안에서 목격한 구체적인 상황은 공개하지 않겠다”며 “이번 사건이 얼마나 심각한 비극이며 피해자와 지역사회에 얼마나 큰 충격을 안겼는지 주민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다른 가족들을 상대로 면담을 진행하고, 집 밖에서 숨진 여성 2명의 휴대전화도 분석할 계획이다.

로라 서장은 “이 여성들은 그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그들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총성 감지 시스템인 ‘샷스포터(ShotSpotter)’를 통해 신고가 접수된 뒤 수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샷스포터는 인공지능과 마이크 네트워크를 활용해 총격으로 추정되는 소리를 감지하는 시스템으로, 정확성과 활용 방식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져 왔다.

경찰은 현장에서 특수기동대(SWAT)가 사용한 섬광탄 등으로 인해 총성으로 오인될 수 있는 소리가 발생했다고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초 대응 이후 추가 총격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리아 데블린 이리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데블린 시장은 “여러분이 겪은 일은 너무나 끔찍하며, 오늘 우리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고통을 덜어드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역사회 전체가 여러분과 함께 슬퍼하고 있으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허즈 지방검사는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유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허즈 검사는 “소문과 추측,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이미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샤피로 주지사는 이날 필라델피아 외곽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이리 총격 사건과 필라델피아 경찰관 2명이 이날 새벽 총격을 당한 사건을 함께 언급하며 “오늘은 펜실베이니아주 전역에 어두운 날”이라고 말했다.

이리는 피츠버그에서 북쪽으로 약 120마일(약 190㎞) 떨어진 인구 약 9만 2,000명의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