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다저스의 천적 될까…4년 연속 지구 우승 밀워키, 지난해와는 다르다

최근 2년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올 시즌 103승

다저스보다 좋은 성적 앞세워 NLCS 1차전 홈 개최

사이영상 후보 강속구 투수 미저로스키 선봉

홈런은 다저스보다 50개 적지만 도루는 90개 많아…기동력과 짜임새로 승부


밀워키 브루어스는 특정 스타의 장타력에 의존하기 보다 기동력을 살리고 팀플레이를 균형있게 펼치는 전력이라는 평가다.[AP=연합]

밀워키 브루어스는 특정 스타의 장타력에 의존하기 보다 기동력을 살리고 팀플레이를 균형있게 펼치는 전력이라는 평가다.[AP=연합]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9년 사이 네 번째로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는 다저스가 밀워키를 4전 전승으로 제압했지만, 올해의 브루어스는 당시와 다른 팀이다. 핵심 선수들을 잇달아 떠나보내면서도 꾸준히 전력을 끌어올렸고, 올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다저스보다 많은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대도시를 연고로 한 강팀과 맞붙을 때면 팻 머피 브루어스 감독은 종종 언더독 서사를 앞세운다. 상대 팀 선수들은 자신의 팀에 누가 있는지조차 제대로 모를 것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제 브루어스는 더 이상 상대의 무관심을 걱정할 팀이 아니다.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 두 시즌을 통틀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몇 년 전 머피 감독을 선임했을 당시의 무명 팀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브루어스는 전력 유출을 겪었다. 정상급 선발투수 프레디 페랄타를 트레이드했지만, 그렇다고 팀의 경쟁력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체적인 전력의 완성도는 지난해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루어스는 뛰어난 선수들을 떠나보내고도 최근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사이영상 수상자 코빈 번스, 마무리투수 데빈 윌리엄스,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 등 팀의 핵심 전력을 차례로 잃었지만, 매번 더 많은 승리를 거두는 팀으로 자리했다.

올해도 기본적인 전력의 틀은 유지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보강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는 태릭 스쿠발 영입 경쟁에서 밀려난 뒤 세인트루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전 다저스 투수 더스틴 메이와 불펜 투수 조조 로메로를 영입했다. 여기에 기존 선수들까지 한 단계씩 성장하면서 팀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높아졌다.

●사이영상 후보 미저로스키, 밀워키의 새로운 에이스

밀워키 브루어스의 에이스 제이컵 미저로스키[AP=연합]

밀워키 브루어스의 에이스 제이컵 미저로스키[AP=연합]

브루어스의 가장 큰 전력 상승 요인은 제이컵 미저로스키다. 그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 1.8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기록했으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 후보로도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강속구를 앞세운 우완 미저로스키는 지난해 신인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때만 해도 불펜으로 밀려나 있었다. NLCS에 이르러서야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고, 다저스와의 NLCS에서도 1차전 선발 중책을 맡는다.

밀워키는 오랫동안 기본기에 충실한 야구를 팀의 정체성으로 삼아왔다. 마운드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수비에서 실수를 줄이며, 주루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브루어스 야구의 핵심이다.

다만 이 팀을 향해 꾸준히 제기됐던 약점도 있었다. 타선의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올 시즌 브루어스는 이 같은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냈다. 중심에는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낸 1루수 제이크 바우어스가 있었다. 바우어스는 팀 내 최다인 26홈런을 기록했으며, 출루율 0.389와 출루율·장타율 합계(OPS) 0.873에서도 팀 1위에 올랐다.

외야수 잭슨 추리오 역시 한층 성장했다. 지난해 NLCS에서는 햄스트링 부상에 발목이 잡혔지만, 올해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5홈런을 때려냈다. 장타율 0.487로 팀 내 1위를 기록하며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장타력만 놓고 보면 브루어스가 다저스를 압도하기는 어렵다. 브루어스의 올 시즌 홈런은 다저스보다 50개 적었다. 하지만 브루어스는 홈런에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올 시즌 도루에서 다저스보다 무려 90개나 앞섰다.

장타로 한 번에 경기를 뒤집기 어렵다면 빠른 발과 적극적인 주루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작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이 브루어스의 방식이다. 화력에서는 다저스에 밀릴 수 있지만, 기동력과 짜임새를 앞세워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팀이라는 의미다.


● 정규시즌 성적은 밀워키 우위…1차전 홈 어드밴티지도 확보

밀워키의 홈구장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AP=연합]

밀워키의 홈구장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AP=연합]

올해 두 팀의 정규시즌 성적을 비교하면 브루어스의 경쟁력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밀워키는 103승 59패를 기록했고, 다저스는 100승 62패를 거뒀다. 브루어스가 다저스보다 3승을 더 올린 셈이다.

이 차이에 따라 NLCS는 일요일인 11일 밀워키 홈구장에서 시작한다. 정규시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둔 브루어스가 홈 어드밴티지를 확보한 것이다.

지난해 시리즈에서는 다저스가 밀워키를 4전승으로 스윕했지만, 올해는 보다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PECOTA 포스트시즌 전망에서도 브루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18.5%로 다저스의 16.7%보다 높았다.

물론 이러한 확률이 실제 경기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브루어스가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 가운데서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만한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저스 역시 상대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상대 전력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브레이브스는 시리즈 당시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었고, 투수진도 강력했다. 다저스는 상대의 강점을 인정하면서도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드러난 선발진의 차이를 공략해 승리를 거뒀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키케 에르난데스는 브레이브스전 승리 직후 상대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이 때로는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부에서 경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때때로 특정 팀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쉽지 않은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브레이브스는 좋은 야구를 하고 있었고, 상승세도 탔으며, 투수들도 공을 잘 던지고 있었다. 불펜도 강했고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보유했다."

에르난데스는 이어 브레이브스의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이 다저스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브레이브스는 선발투수진이 다소 부족했고, 그 때문에 불펜을 상당히 많이 소모해야 했다. 결국 그 점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다저스가 경계하는 것은 밀워키 역시 쉽게 무너질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브루어스는 정규시즌에서 다저스보다 좋은 성적을 냈을 뿐 아니라, 선발진과 수비, 주루, 타선의 균형을 갖춘 팀이다. 한두 명의 스타 선수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선수단 전체의 경쟁력으로 승리를 쌓아온 팀이라는 점에서 더욱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 있다.


●선발 로테이션 재정비한 다저스, 준비할 시간도 벌었다

LA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NLDS 4차전에서 이겨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AP=연합]

LA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NLDS 4차전에서 이겨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AP=연합]

다저스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가지 않고 마무리한 것도 중요한 변수다. 시리즈가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 최종 5차전을 치르는 상황을 피하면서, 다저스는 밀워키와의 챔피언십시리즈를 준비할 시간을 며칠 더 확보했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운영 부문 사장은 선발 로테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번 휴식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팀의 강점은 선발 로테이션이다. 설령 로테이션을 재정비할 수 없었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선발진이 팀의 강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등판 순서를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유리하다."

프리드먼 사장은 이어 "며칠 동안 경기장에서 벗어나 몸을 쉬고 11일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다저스는 앞서 브레이브스와의 시리즈에서 선발진의 안정감을 확인했다. 이제는 그 성과를 밀워키전에서도 이어가야 한다. 반면 브루어스는 미저로스키를 앞세워 홈에서 시리즈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두 팀의 대결은 단순히 홈런을 많이 치는 팀과 적게 치는 팀의 승부가 아니다. 다저스가 강력한 선발진과 장타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갈지, 아니면 브루어스가 투수력과 수비, 적극적인 주루를 결합해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지가 관건이다.

지난해에는 다저스가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올해 브루어스는 정규시즌 성적과 선수단 구성 모두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 다저스가 상대를 과소평가하지 않고 선발진의 우위를 살려 나간다면 유리한 흐름을 만들 수 있겠지만, 밀워키 역시 홈에서 시작하는 시리즈를 통해 지난해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의 싹쓸이 패배는 과거의 기록일 뿐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밀워키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3연패 도전에 가장 까다로운 장애물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