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스쿠발-야마모토 1,2차전 선발 예고...'초호화' 선발투수진 앞세워 밀워키와 NLCS 정면승부

야마모토·스쿠발·스넬·글래스나우, NLDS서 합계 4실점…선발진 평균자책점 1.69로 위력 입증

NLDS 4경기 만에 마무리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 여유…스쿠발 1차전, 야마모토 2차전 출격 예정

NLCS 로스터 투수 13명·야수 13명 구상…허리 부상 미겔 로하스 합류 여부 변수


요시노부 야마모토(왼쪽)와 태릭 스쿠발[AP=연합 자료]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선발진의 위력을 입증하며 밀워키 브루어스와 맞붙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를 앞두고 여유 있는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치른 NLDS에서 선발투수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은 채 시리즈를 4경기만에 끝낸 데 힘입어 다저스의 선발투수 로테이션은 최상의 상태로 가동할 수 있는 상태다.

다저스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기 전부터 종이 위 전력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최강으로 꼽힐 만한 선발투수진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사실상 초인적인 투구를 선보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중심에 있었고, 사이영 수상경력의 블레이크 스넬과 타일러 글래스나우, 그리고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영입한 2024-2025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수상자 테릭 스쿠발까지 막강한 어깨들이 포진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모든 의문이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스넬은 정규시즌 막판 두 차례 선발 등판 중 한차례 오른쪽 사타구니 근육에 이상을 느꼈다. 글래스나우는 9월 초 부진을 겪은 뒤 조금씩 투구 내용을 회복하고 있었고, 스쿠발에게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포스트시즌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애틀랜타와 치른 시리즈는 이런 우려를 상당 부분 걷어냈다.

다저스 선발진은 NLDS 4경기에서 경기당 한 명씩 총 4실점만 허용했다. 선발투수들의 합산 평균자책점은 1.69.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이보다 좋은 수치를 기록한 팀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해 3전 전승으로 싹쓸이한 탬파베이 레이스의 선발진(1.65)뿐이었다.

월드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다저스의 선발진은 단순한 전력의 한 축을 넘어 팀 전체를 지탱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불펜과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로버츠 감독은 NLCS 1차전을 이틀 앞둔 9일 가진 화상 기자회견에서 "선발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팀과 불펜 모두 훨씬 수월해진다"며 "선발진 전체의 깊이를 놓고 보면 우리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로테이션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테이션을 재정비하고 투수들이 다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점이 반갑다. 불펜 투수들을 어떤 상황에서 투입할지 운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다저스는 브레이브스와의 NLDS를 4경기 만에 끝내면서 로테이션 운용에서 중요한 이점을 얻었다. 스쿠발을 5차전에 내보내야 하는 상황을 피했고, 이에 따라 밀워키와의 NLCS 선발 순서를 보다 수월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스쿠발은 일요일인 11일 오후 5시(미서부시간) 열리는 NLCS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일정대로라면 시리즈가 7차전까지 이어질 경우에도 정상적인 휴식일을 거쳐 5차전에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야마모토의 등판 순서 역시 NLCS를 염두에 두고 결정됐다. 다저스는 브레이브스와의 NLDS에서 야마모토를 1차전이 아닌 3차전에 투입했다. 밀워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야마모토를 2차전과 6차전에 등판시킬 수 있도록 미리 일정을 조율한 것이다.로버츠 감독은 "그 이후 일정은 계속 대화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레이크 스넬(왼쪽)과 타일러 글래스나우[AP=연합 자료]

선발진의 안정감은 다른 전력 요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저스 타선은 NLDS 3차전에서 브레이브스의 에이스 크리스 세일을 상대로 홈런 두 방을 터뜨려 5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불펜 후반부도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태너 스콧이 셋업맨 역할을 맡고, 에드윈 디아스가 마무리투수로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성과의 출발점은 역시 선발진이었다.

3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날린 다저스 외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는 "선발투수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해냈다"며 "우리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할 때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승부할 수 있도록 해줬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저스는 타선이 침묵한 경기에서도 선발진의 버팀목 역할을 확인했다. 스넬이 등판한 NLDS 2차전에서는 다저스가 패했지만, 스넬은 4회 투아웃을 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오기까지 브레이브스에 단 1점만 허용했다. 부상 여파로 투구 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스넬이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투구 리듬을 되찾을 가능성도 있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스넬이 컨디션을 끌어올릴수록 선발진 전체의 위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

글래스나우도 NLDS 4차전에서 5회를 마치지 못하고 2아웃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5개의 볼넷으로 투구 수가 늘어난 것이 조기 강판의 원인이 됐다. 다만 안타는 단 1개만 허용했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달리 한 점의 가치가 훨씬 크고, 경기 사이 휴식일도 상대적으로 많다. 이런 일정에서는 선발투수가 반드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짧은 이닝이라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불펜에 리드를 넘기거나 접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래스나우의 투구 내용은 투구 수 관리라는 과제를 남겼지만, 실점을 억제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

스쿠발은 NLDS 1차전에서 다저스가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그를 영입하며 기대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브레이브스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안타 2개만 허용하며 상대 공격을 철저히 봉쇄했다.등판을 마친 스쿠벌은 자신의 투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던지는 모든 구종은 수천 번씩 실행해 본 것들이다. 그러니 그걸 믿고, 내가 쏟아부은 훈련을 믿으면 된다. 한 번에 한 구씩 집중하라는 말은 단순하게 들리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하기가 꽤 어렵다."

스쿠발의 호투에 이어 야마모토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투구를 선보였다. NLDS에서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브레이브스 타선을 틀어막았고,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자신의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야마모토는 필요하다면 지난해처럼 불펜으로 나서거나 정상적인 휴식일을 채우지 않고 등판하는 상황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통역을 맡은 소노다 요시히로를 통해 "어떤 상황이든 준비하겠다"며 "팀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갈 것이다. 내게 중요한 것은 그런 부분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바로 눈앞에 있는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넬은 지난 주말 선발진의 경쟁력과 팀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동료들 사이의 끊임없는 소통을 특별한 강점으로 꼽았다."우리 모두 선수 생활의 전성기에 있고, 계속 발전하면서 더 나아지고 성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부분 가운데 가장 멋진 것은 우리끼리 투구에 대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 일은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게 아니다. 서로가 더 훌륭한 투수가 되도록 밀어주는 우리 선발진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


다저스가 NLDS에서 보여준 선발진의 안정감은 밀워키와의 시리즈를 앞두고 가장 든든한 자산이다. 개별 투수들의 구위뿐 아니라 서로를 뒷받침하는 분위기, 등판 순서를 조정할 수 있는 일정상의 여유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NLCS에서도 다저스가 선발진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면, 월드시리즈 3연패를 향한 여정 역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로스터 구성의 마지막 변수, 미겔 로하스의 몸 상태

다저스의 미겔 로하스(가운데)가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치른 NLDS 3차전 8회 타격 후 허리에 이상을 느끼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트레이너와 함께 상태를 살피고 있다.[AP=연합]

다저스는 NLCS 로스터를 투수 13명과 야수 13명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로버츠 감독이 밝힌 구상대로라면 지난 라운드보다 투수는 한 명 늘리고 야수는 한 명 줄이는 변화다.

NLDS 로스터에서 제외됐던 좌완 불펜 투수 저스틴 로블레스키와 잭 드라이어의 거취가 관심사다. 다저스는 애틀랜타와 치른 시리즈에서 이들을 빼는 대신 신인 대타 호수에 데 파울라와 대주자 및 유틸리티 자원인 김혜성을 로스터에 포함했다. 다만 NLCS 로스터의 마지막 퍼즐은 아직 맞춰지지 않았다. 내야수 미겔 로하스의 합류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하스는 NLDS 3차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얕은 우익수 방면에서 타구를 처리한 뒤 정확한 송구로 1루에 공을 보냈지만, 미끄러운 잔디에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허리근육에 이상이 생겼다. 이어진 다음 타석 도중 스윙을 하다가 부상이 악화돼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4차전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9일 로하스의 상태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고무적인 하루였다. 영상 검사를 받았는데, 상당 부분은 과거에도 겪었던 문제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아직 이동 일정도 남아 있고, 훈련 때 몸 상태가 어떤지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오늘은 분명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 하루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어 "로하스는 내야 땅볼 수비 훈련을 했고, 타격 연습도 몇 차례 소화했다.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로하스가 합류할 수 있다면 다저스는 내야 수비와 경기 후반 운용에서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부상 부위가 허리인 만큼 무리한 복귀보다는 실제 훈련 이후의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다저스는NLCS를 앞두고 선발진의 안정감이라는 확실한 강점을 확보했지만, 최종 로스터는 로하스의 회복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