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개 패턴서 99% 이상 단결정 성장, 고집적 로직·메모리 적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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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소 성분이 결정 생성을 억제하는 ‘에칭 플럭스’로 작용해, 2차원 반도체가 정해진 한 지점에서만 자라기 시작하도록 제어하는 원리의 개념도.[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무작위로 생기던 반도체 결정의 ‘출발점’을 원하는 위치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완성된 반도체를 옮겨 붙이지 않고 실제 회로가 필요한 위치에 고품질 반도체 채널을 직접 성장시킬 수 있어 차세대 적층형 AI 반도체 구현을 앞당길 기술로 기대된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강기범 교수 연구팀이 UNIST, 한양대학교, TDS Innovation과 공동으로 2차원 반도체 결정이 처음 만들어지는 ‘핵생성’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성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8일 게재됐다.
2차원 반도체는 두께가 원자 몇 층에 불과하면서도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유지한다. 기존 반도체 회로 위에 소자를 여러 층으로 쌓을 수 있어 고집적 AI 반도체를 구현할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때는 연산뿐 아니라 칩 내부에서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전력이 필요하다. 연산·메모리 소자를 수직으로 쌓아 서로 가깝게 배치하면 데이터 이동 거리가 짧아져 처리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문제는 2차원 반도체가 자라기 시작하는 위치가 확률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여러 곳에서 결정이 동시에 자라 서로 만나면 결정 사이에 경계가 만들어진다. 이 경계는 전자의 이동을 방해해 반도체 성능을 떨어뜨린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넘어 핵생성이 정해진 위치에서 하나씩 일어나도록 하는 ‘결정론적 핵생성’을 구현했다. 반도체가 자랄 영역뿐 아니라 결정이 처음 만들어지는 ‘시작점’까지 지정한 것이다. 이 기술은 ‘식각 플럭스 매개 단일 중심 핵생성(EF-SCN)’으로 명명됐다. 관련 기술은 2차원 반도체의 선택적 핵생성과 단결정 성장에 활용될 수 있다.
핵심은 성장 영역 주변의 산화하프늄(HfO₂)과 같은 산화물 장벽에서 나오는 산소 성분이다. 이 성분이 대표적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MoS₂)의 결정핵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산화물 장벽과 가까운 가장자리에서는 핵생성 억제 효과가 강하고 장벽에서 가장 먼 중앙에서는 약해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를 활용해 중앙 한 지점에서만 결정이 자라도록 유도했다. 중심에서 결정이 성장하는 동안 주변에서 새로운 결정이 만들어지는 것도 억제해 하나의 단결정을 크게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총 400개 패턴 가운데 99% 이상에서 정해진 중앙 위치에 하나의 이황화몰리브덴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의 원하는 부분에만 루테늄(Ru) 금속을 입히는 데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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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공동연구진. KAIST 박정원(윗줄 왼쪽부터) KAIST 박사, KAIST 김지윤 석사과정생, KAIST 강수민 석사, 한양대학교 오지은 석박통합과정생, UNIST 선우영민 석박통합과정생, (아랫줄 왼쪽부터) KAIST 강기범 교수, 한양대학교 김우희 교수, UNIST 김병조 교수.[KAIST 제공] |
향후 기술이 발전하면 만들어진 단결정 반도체를 필요한 위치로 옮기는 ‘전사’ 공정 대신 실제 회로가 설계된 위치에 2차원 반도체 채널을 직접 성장시키는 ‘바텀업’ 제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공정을 단순화하면서 대면적·고집적 반도체 제조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집적 로직·메모리 소자는 물론 측면 이종접합을 이용한 자가정렬 컨택 소자, 단일 채널 다중 소자, 위치 선택적 도핑 소자 등 차세대 반도체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
강기범 교수는 “박막 성장에서 결정이 어디서 생길지는 본래 확률적으로 정해지는데 이번 연구는 그 시작점을 원하는 위치로 제어할 수 있게 했다는 데 핵심적인 의미가 있다”며 “고품질 2차원 반도체를 필요한 곳에 직접 성장시켜 반도체 소자를 수직으로 쌓는 적층형 채널 공정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