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코로나19 될라…러 페스트 확산 우려에 WHO “위험 낮다”

러시아의 페스트 연구소 직원이 중증 폐렴 증상으로 사망한 후 병원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 밝혔다. 사진은 연구소 직원이 치료받다 숨진 이르쿠츠크주 셸레호프의 감염병 전문병원 [로이터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러시아의 한 페스트 연구소에서 병원체가 유출된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험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입수된 정보를 토대로 한 WHO의 초기 위험평가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지역의 위험은 중간에서 낮은 수준, 러시아 전역은 낮은 수준, 유럽 지역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이어 “이르쿠츠크에서 실험실에서 근무하던 한 여성이 사망했으며, 당국은 폐렴형 페스트가 사망 원인이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페스트 확산에 대한 우려는 지난달 25일 러시아 이르쿠츠크 페스트 방역 연구소에서 다리야 시필로바로 알려진 28세 여성 연구원이 페스트 병원체가 든 시험관을 깨뜨리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시필로바는 지난달 29일 중증 폐렴 증상으로 입원했고 지난 2일 숨졌다.

폐렴형 페스트는 벼룩이나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다른 페스트와 달리 호흡기 비말(미세한 침방울)을 통해 전파가 가능하다. 조기에 발견하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1∼6일 내 사망할 만큼 치명률이 높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망한 연구원과 접촉한 약 200명은 현재 셸레호프 병원에 격리돼 있다. 접촉자 중 코로나19 확진자와 리노바이러스 확진자가 각각 2명씩 확인됐지만, 페스트 발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이날까지 사망한 연구원의 사망 원인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며, 실험실 검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연구원이 근무한 연구소에 대해 “야생동물에서 감염병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위험 병원체를 연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이 해당 여성과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해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검사 결과에 따르면 접촉자 가운데 위험한 감염병 병원체가 검출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WHO는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본부와 협력해 다른 국가에도 상황을 알리고 있다”면서 “러시아 당국이 요청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사건이 발생한 이르쿠츠크주의 위생 및 역학 상황이 안정적이며 접촉자에 대한 예방조치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날 WHO에 “현재 이용 가능한 자료와 실험실 검사 결과, 건강 상태를 토대로 접촉자 전원에 대한 의학적 모니터링이 이제 종료됐다”며 “검사 결과 접촉자 가운데 위험한 감염병 병원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