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뜨거운 설전…예비후보 4인, 재정 확충·공약 책임 놓고 격론 [세상&]

기부금·수익사업 등 재원 다변화 한목소리
오는 7일 4명 중 3인 최종 후보로 선정 예정
2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29대 총장 예비 후보자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후보 4인. 왼쪽부터 최해천 공과대학 교수, 김현철 국제대학원 교수, 이재영 인문대학 교수, 강준호 사범대학 교수.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서울대 총장 선거 예비 후보자 4인이 대학의 주요 현안을 놓고 각자의 정책에 대해 맞붙었다.

서울대 교수회와 여교수회는 지난 2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제29대 총장 예비후보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최해천 공과대학 교수, 김현철 국제대학원 교수, 이재영 인문대학 교수, 강준호 사범대학 교수는 주요 의제에 대한 패널·상호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는 ▷산학협력 ▷대학 경쟁력 및 국제화 강화 방안 ▷다양성·포용 정책 등 주요 의제에 대한 패널의 질문과 예비 후보자의 답변이 이어졌다. 이어진 상호토론에서는 ▷재정확보 ▷글로벌 인재 확보 ▷입시 제도 ▷총장선출제도 개혁 등에 대한 의견을 다뤘다.

주요 사안 중 하나인 재정 확충 방안을 두고 후보별로 접근법이 갈렸다. 최해천 교수는 정부 지원금이나 기부금을 기다리기보다 교수들의 연구 역량을 활용해 기업을 직접 찾아가는 ‘메가프런티어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그는 “국가 출연금에 의존해서는 세계 대학과 경쟁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학이 먼저 기업에 협력 사업을 제안해 새로운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현철 교수는 대학 본부 구조조정과 기업 모금, 정부와의 재정 협상을 결합한 ‘EFG’ 전략을 제시했다. 본부에서 내부 재원을 마련하고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동시에, 확보한 재원을 단과대학에 배분해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더 이상 본부 중심의 집권은 안 된다”며 “단과대학 자율 경영 체제로 바꾸자”고 말했다.

이재영 교수는 민간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고 자산 확충을 위한 위원회 등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오지 못한 재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준호 교수는 “서울대 재정 전략의 가장 큰 문제는 법인화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라며 “법인화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정부 출연금과 발전 기금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학 보유 자산을 활용한 수익사업과 채권 발행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공약 이행 책임·총장 선출 방식 등은 이견


공약 이행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모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자비로 충당하겠다는 서약서를 쓸 수 있느냐고 다른 후보들에게 물으며 공약 이행의 책임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서약서를 쓰는 제도 아니면 책임 경영 제도를 해서 매년 성과를 꾸준하게 보고하는 제도가 없으면 안 지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서약서를 쓰게 되면 도전적인 약속을 할 수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약을 강제하는 장치가 오히려 대학의 장기적인 변화를 위한 도전적 목표 설정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총장 선출 제도 개선에는 네 후보 모두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방법은 달랐다. 최 교수는 구성원들이 먼저 10년 이상의 장기 비전을 수립한 뒤 이를 실현할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선거 캠프가 총장 취임 이후 보직 배분과 구성원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캠프에 대해 “총장이 되고 난 다음에 자리를 나눠 갖는 폐해가 반복되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고 비판하며 폐지를 주장했다.

이 교수는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강 교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1년 안에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1년 이내에 하지 않으면 후반부에는 하기 어렵다”며 취임 초기부터 제도 개선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7일 교원·직원·학생으로 구성된 서울대 정책 평가단은 이들 4명 중 3인을 최종 후보로 선발한다.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오는 14일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총추위는 선발된 후보 3명을 서울대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는 투표로 1명을 뽑는다. 최종 후보는 교육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