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이민·규제 불만…MAGA가 유럽 미워하는 3가지 이유 [디브리핑]

유럽 방위 부담·이민·디지털 규제에 불만 집중
“유럽주둔 미군 2만5000∼4만명 철수 검토…오는 11월 최종 결정”
유럽 세속화·무슬림 이민 경고 사례로 인식
유럽 문화엔 애착, 현재 유럽엔 반감…“복잡한 애증 관계” 분석도

지난 2024년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의 PPL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팻말을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유럽을 향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국방비 분담 등 전통적인 안보 갈등을 넘어 대규모 이민과 세속화, 유럽연합(EU)의 규제 정책까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유럽 간 가치관 차이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마가(MAGA)를 중심으로 유럽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배경으로 ▷유럽의 방위 부담과 관련한 지정학적 현실주의 ▷이민에 따른 유럽 문명의 쇠퇴를 우려하는 국가보수주의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EU의 디지털 규제 등 세 가지 흐름을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의 자체 방위비를 대폭 늘려야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유럽에서의 미군 주둔을 축소하는 등 안보 분담을 재편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 유럽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18일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을 2만5000∼4만명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제출했다고 미국 NBC 방송은 복수의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현재 유럽에 배치된 미군은 약 8만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주둔 미군 2만5000∼4만명을 실제 철수할 경우, 현지 병력은 3분의 1에서 절반가량 감소하게 된다. 이는 1990년대 냉전 종식 이후 가장 큰 감축 규모다.

헤그세스 장관이 받은 보고서에는 유럽 내 일부 병력을 나토 동부전선 국가들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최종 권고안은 오는 11월 6일 제출되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 보고를 거쳐 확정된다.

미국 워싱턴의 보수 싱크탱크 ‘센터 포 리뉴잉 아메리카’의 네이선 핀코스키는 “마가 진영은 이념 동맹에서 벗어나 미국의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며 “유럽 방위에 드는 부담도 유럽이 스스로 더 많이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고 말했다.

마가 진영에서는 유럽이 이민에 대한 열린 정책을 유지하면서, 무슬림 인구 유입으로 서구 문명의 중심 축인 기독교적 전통이 훼손되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미국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들은 지난 10년간 무슬림 이민과 범죄가 유럽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해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서유럽 전체에서 무슬림 인구 비중이 대략 6~10%이며, 런던과 파리 같은 대도시에서도 약 15% 수준”이라며 “마가 진영 일각에서는 대규모 이민과 세속화가 유럽의 기독교적·문화적 전통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영국과 오스트리아의 극우 활동가들과 독일 우파 포퓰리즘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을 공개적으로 지원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의 평화외교연구소 소속 수만트라 마이트라는 “현실주의자들은 독일과 폴란드 등 유럽 각국의 포퓰리즘 정치세력을 미국이 지원하는 것이 또 다른 이념 갈등에 미국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콜린 듀엑도 “마가 입장에서는 EU가 진보적인 다자기구라는 점에서 이상적인 공격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서비스법(DSA) 등 EU의 규제로 인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마가 진영은 EU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다고 본다. 이로 인해 양측 간 무역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년간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이 미국 기술기업의 표현의 자유와 혁신을 제한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DSA 위반으로 엑스에 부과된 1억2000만유로(약 1억3700만달러)의 과징금을 둘러싼 일론 머스크의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유럽에 대한 마가의 시선을 단순히 반유럽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의 32%는 EU에 호감을, 40%는 비호감을 나타냈다. MAGA 성향 공화당원에서는 호감이 30%, 비호감이 44%으로 집계됐다.

신우파(新右派·뉴라이트)를 연구한 로라 K. 필드는 “마가는 유럽과 복잡한 애증 관계를 맺고 있다”며 “유럽의 문화적 유산과 전통에는 강한 애착을 보이면서도 현재의 유럽은 그 전통에서 멀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핀코스키 역시 유럽에 대한 마가의 비판론적인 시각에 대해 “유럽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유럽이 향하는 방향 자체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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