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 전망 옅어졌음에도
미 국채금리 상승세…10년물 장중 5.34% 돌파까지
非AI주에 쏟아진 직격탄 등 증시 내부 균열 확대
“AI 트레이드 붕괴가 최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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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1일(현지시간) 2002년 이후 처음으로 5.34%까지 치솟으면서 고금리 충격이 미국 증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기술주가 지수를 떠받치고 있지만 소형주와 은행주, 유틸리티주 등 비(非)AI 업종은 이미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0.40포인트(0.49%) 오른 5만1176.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56.27포인트(0.73%) 상승한 7722.72, 나스닥 종합지수는 319.27포인트(1.19%) 오른 2만7190.86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이후 상승 폭을 줄였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에서 2%도 떨어지지 않은 수준에 머물고 있음에도 시장 내부에서는 상당수 업종과 종목이 고점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라고 전했다.
미 국채 금리도 고용 지표 발표 직후에는 하락했으나,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용이 둔화하긴 했으나 연준의 긴축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만큼 부진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93bp(1bp=0.01%포인트) 오른 5.283%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4.6bp 오른 4.833%였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 증시는 AI 관련주의 강세로 지수 자체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정학적 위험 확대와 금리 상승, 미국 중간선거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시장 내부의 균열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플랫폼기업 아이캐피털의 댄 스즈키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시장 대부분이 고점 대비 최소 5%는 하락해 있고, 일부 영역은 15% 넘게 빠졌다”며 “상당 부분은 금리 상승과 그에 따른 금융여건 긴축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문회사 더웰스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튼 대표는 “경제와 기업 이익 증가세가 강한 한 주식시장은 당분간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다”면서도 “가장 큰 위험은 AI 투자 확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이익 전망이 크게 낮아지면 증시 전반의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 업종은 소형주다. 러셀2000지수는 지난 분기 S&P500보다 약 10%포인트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1999년 이후 S&P500 대비 두 번째로 부진한 분기였다. 러셀2000은 8월 14일 기록한 고점에서 8.5% 하락해 조정 국면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형기업은 대형기업보다 부채 부담이 큰 데다 사업 구조도 상대적으로 덜 다변화돼 있어 금리 상승에 민감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자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이른바 ‘좀비기업’이 러셀2000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은행주도 고전하고 있다. 24개 대형 은행으로 구성된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8월 중순 고점 대비 12% 넘게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3.3%에 그쳐 12% 오른 S&P500에 크게 뒤처졌는데, 높아진 차입 비용과 국채금리 상승, 신용위험 우려가 은행들의 단기 수익성 전망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틸리티주 역시 고금리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S&P500 유틸리티업종지수는 2월 고점 이후 약 17% 하락해 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분기 거의 1%포인트 상승해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동안 유틸리티업종은 13% 하락했다. 31개 구성 종목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AES 두 곳뿐이었다. 유틸리티주는 안정적인 배당 덕분에 전통적으로 주식시장 내 안전자산으로 평가돼왔지만,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크게 더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남아 있다.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 지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만9천명 증가, 시장 예상치(8만4천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7∼8월 미 고용지표도 하향 수정되며 고용 시장 둔화 흐름이 나타났다. 9월 실업률은 4.2%로 소폭 상승했다. 이에 금리 선물시장에선 이나 연준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전날 75.6%에서 이날 오후 77.9%로 높였다.
웰스컨설팅그룹의 지미 리 CEO는 “국채금리 급등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번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투자자들이 금리 민감주를 매도하고 연초 큰 폭으로 하락했던 기술주로 다시 이동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S&P500의 가장 큰 위험은 AI 트레이드가 예상치 못하게 무너지는 경우”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