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휴게실에 트럼프와 오찬 취소까지 요청…73세 시진핑 건강이상설 재점화

방미 일정 중 백악관에 ‘전용 휴게실’ 요구
오찬 일정 취소·5시간 일정 공백 발생
계단 오를 땐 펑리위안 여사 의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레드 룸(Red Room)’에서 열린 다과회에 참석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시진핑(73)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 당시 백악관에 전용 휴게실을 요청하고 오찬 일정까지 취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후계자가 지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력이 시 주석 한 명에게 지나치게 집중돼 있어 그의 건강 변수가 향후 중국 정국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하면서 이전 외국 정상에게서는 보기 어려웠던 휴식 편의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측은 백악관 웨스트윙 내부에 시 주석만을 위한 전용 휴게실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공간에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만 동석이 허용됐다. 시 주석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백악관 인사는 물론 시 주석의 비서실장을 포함한 중국 대표단 누구도 출입할 수 없었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의 휴식 시간을 되도록 많이 확보하고 싶다는 입장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짧은 방미 일정 중 약 5시간의 공백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의 방미 약 한 달 전 중국 측 사전 준비팀은 9월 24일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업무 오찬도 취소해 달라고 백악관에 요청했다.

시 주석은 방문 마지막 날인 9월 25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찾았을 때도 당초 미국 측이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짧은 약 10분만 내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영상에서도 시 주석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고 WSJ은 전했다. 시 주석은 전용기에서 내릴 때 한 손으로 펑 여사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난간을 짚었다. 이틀 뒤 국립문서기록관리청 계단을 오를 때도 펑 여사의 손을 잡은 채 이동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 장면들을 황금 시간대 방송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세 차례 국빈 방문을 주관한 데니스 와일더 전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선임국장은 외국 정상이 전용 휴게실을 요청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주석의 방문을 주관할 때도 이런 일은 전혀 없었다”며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에게 인지 기능 저하 등 구체적인 이상 징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전용 휴게실 요청이나 일정 조정만으로 건강 이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후계자가 지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력이 시 주석에게 집중돼 있는 만큼 그의 건강 문제가 향후 중국의 권력 승계와 정국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