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일수 감소·파업·중동 영향”
비제조업, 추석 특수 등 상승세 지속
![]() |
|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 소속 노조원 600여 명이 지난 9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정문 앞에서 현대자동차의 협력사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제공]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일부 완성차 업체의 파업으로 부품업체까지 생산 차질이 번진 가운데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중동 지역 갈등까지 겹치면서 전산업 체감 경기가 석 달 만에 소폭 하락했다. 반면, 비제조업 기업심리는 추석 특수와 야외활동 증가에 힘입어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1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상승한 뒤 소폭 하락했지만, 한은은 전반적인 상승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과거(2003년 1월∼2025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는 99.5로 전월보다 4.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장기 평균인 100을 웃돌았으나 이달 다시 100 아래로 내려왔다. 제품재고가 지수를 1.8포인트 끌어내렸고 신규수주(-1.0포인트), 생산(-0.6포인트)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제품재고는 늘어날수록 기업심리지수에 마이너스로 반영된다.
반면 비제조업 CBSI는 98.9로 전월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3년 9월(99.6)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금사정(+1.0포인트)과 업황(+0.7포인트) 개선이 상승을 주도했다. 한은 측은 “제조업은 조업일수 감소, 파업, 중동전쟁 여파 등으로 하락한 반면, 비제조업은 명절특수, 야외활동 증가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체감 경기가 위축됐다. 대기업 CBSI는 101.2로 전월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94.4로 5.4포인트 내렸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도 각각 104.3, 95.7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4.2포인트, 3.7포인트 하락했다.
세부 업종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에서는 자동차와 화학물질·제품,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자동차는 수출·내수 부진에 파업과 추석 연휴에 따른 가동률 하락이 겹쳤다. 화학물질·제품은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수송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았다. 전자·영상·통신장비는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TV 제조업체 등의 수주와 매출이 감소했다.
한은은 제조업 심리 하락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일부 완성차 업체의 파업으로 중소 부품업체들이 납품 차질과 재고 증가를 겪었다는 응답이 있었다”며 “고무·플라스틱 등 후방산업에도 영향이 미쳤는데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도 함께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 요인의 영향을 나눠 설명하기 어렵다”며 “제품재고 기여도가 제조업 하락에 영향 컸는데, 일부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체에선 추석 이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재고를 쌓았다는 응답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비제조업에서는 추석 명절 특수와 환절기 수요로 음식료품·의약품 판매가 늘면서 도소매업이 개선됐다.
연휴와 선선한 날씨에 스포츠경기장과 유원지 방문객이 증가하며 예술·스포츠·여가 업종도 상승했다. 건축·설계와 반도체 관련 엔지니어링 업체의 수주 확대는 전문·과학·기술 업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10월에도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엇갈린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10월 전산업 CBSI 전망치는 99.6으로 전월 조사 때의 9월 전망치와 같았다. 제조업 전망치는 101.1로 1.4포인트 하락한 반면, 비제조업 전망치는 98.6으로 1.0포인트 상승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9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9.9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올랐다. 가계수입 전망과 소비지출 전망이 개선된 영향이다. 계절·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8.3으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7일 전국 35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중 3163개 기업(제조업 17660개, 비제조업 1403개)이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