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안 가니 좋았는데”…재택근무가 정신건강에 ‘독’ 될수 있는 이유

1인가구 재택근무자, 전체 근무일 중 타인과 접촉 없는 날 25%
대면근무 직종보다 2배 이상…정신적 고통·고립감도 높아
전문가들 “출근이 해답은 아냐…근무 장소보다 의미 있는 사회적 연결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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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재택근무가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고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혼자 사는 직장인에게는 오히려 사회적 고립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에서 1인 가구의 재택근무자는 대면근무가 필요한 직종의 종사자보다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고립감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0년 넘게 축적된 미국의 전국 단위 조사자료를 토대로 마케팅처럼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과 현장근무가 필수적인 직종 종사자들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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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1인 가구의 재택 근무자들은 전체 근무일의 25%를 다른 사람과 사회적 접촉 없이 보냈다. 대면근무 직종의 종사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팬데믹 이후 정신적 고통의 증가 폭도 혼자 사는 재택 근무자들에게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사람보다 두 배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정신건강을 해치는 원인이라고 짚었다.

조직심리학자 콘스턴스 누난 해들리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절에 더 민감해지면서 오히려 사람을 만나는 일을 피할 수 있다”며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수록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부담스러워지고 다시 고립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사무실. [123rf]


다만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이 꼭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무실로 출근을 해도 다른 사람과 거의 대화하지 않을 수 있고, 직장 내 인간관계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는 이유에서다. 직원들이 원하지 않는 사무실 복귀를 강제로 추진하면 오히려 정신건강에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해들리는 “사무실에 간다고 해서 의미 있고 사회적으로 충족감을 주는 환경이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코워킹 스페이스. [123rf[


해들리에 따르면 가장 사회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근무 장소는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카페나 코워킹 스페이스과 같은 ‘제3의 공간’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을 공유하면서도 직장 특유의 경쟁이나 긴장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 장소가 사회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들리는 “사회적 교류를 늘리기 위해 반드시 사무실에 갈 필요는 없다”며 “경영진이 직원들이 분명히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하면 외로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받고 가치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느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근무 장소보다 ‘사회적 연결’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기업에선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멘토링 프로그램이나 사내 모임, 행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CNN은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혼자 보내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사람과 만나는 시간을 만들고, 자신이 가장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