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美中 과거사 언급에 정보 수집과 후속 대응 착수…中 선전전 우려도
다카이치 “지금은 미일이 강력한 동맹”…직접 반응은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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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한 자리에 앉아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이 ‘동맹국(allies)’이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가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는 등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대만 문제 등 핵심 현안에서 중국에 큰 폭으로 양보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비교적 침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의 대일 역사·선전전에 활용될 가능성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 주석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중국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동맹국’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일본군과 싸운 미국인 의용비행대 ‘플라잉 타이거스’의 활약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양국이 많은 차이를 넘어 가까워졌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동맹국이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시 주석도 같은 날 국빈만찬 연설에서 “80여년 전 양국 국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며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섰다”며 “피와 불로 단련된 이 우정은 반드시 대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일본 정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 앞서 과거사를 언급한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26일 일본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전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3국 간의 사안인 만큼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다”며 직접적인 반응을 삼갔다.
다만 그는 “미일 간에 전쟁은 있었지만, 그 후 확실하게 화해를 이뤄냈다. 지금은 매우 강력한 유대로 맺어진 동맹국으로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라며 미일 동맹의 끈끈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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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 |
다카이치 총리는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 일정을 조율해 미중 회담 내용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은 뒤 중국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재차 강조할 방침이라고 NHK와 지지통신이 전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미중 관계가 가까워지더라도 반도체 등을 둘러싼 양국 간의 경쟁은 지속될 것이며, 경제 안보 분야 등에서 폭넓게 협력하는 미일 관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미중 정상회담은 예상 범위 내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현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미중 협력 성과가 ‘제로’에 가깝지 않으냐”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동맹 언급이 중국과 협상을 위한 ‘립서비스’ 수준이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역사 인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의 대일 선전전에 끌려갈 위험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중국의 대일 비판 선전장으로 이용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썼다.
일본 정부는 연내 두 차례 더 열릴 것으로 보이는 차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양한 차원에서 미국 측과 접촉을 시도하며 연대를 강화해 나갈 방침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