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판 하시죠”…김종구 차관의 ‘축구 외교’, 中 단감 수출로[세종백블]

13년 만에 한중 농업당국 친선축구 부활…中측이 먼저 교류 재개 요청
8년 만의 농업협력위도 재개…10월 영상 실사 거쳐 연내 첫 수출 전망
中 수출용 5개 농협 검역단지 국내 등록…12월 초도 수출 추진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차오창디 335 문화창의공원 축구경기장에서 한중 농업당국 친선 축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경기는 1대3으로 졌지만 13년 만에 다시 찬 축구공은 한중 농업당국의 거리를 좁혔다. 경기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2~3시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간 양측은 이튿날 8년 만에 공식 협의 테이블에도 마주 앉았다. 한국산 단감의 중국 수출도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중국 측이 오는 10월 국내 단감 수출단지를 영상으로 실사하기로 하면서 연내 첫 수출을 위한 후속 절차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차오창디 335 문화창의공원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중 농업당국 친선 축구에서 양측 선수 대표와 심판진이 경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3시30분 중국 베이징 차오창디 335 문화창의공원 축구경기장에서 양국 농업당국 공무원들이 축구공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섰다. 한중 농업당국의 친선축구가 열린 것은 2013년 이후 13년 만이다.

양국의 축구 교류는 2006년 시작됐다. 2013년까지 양국을 오가며 모두 6차례 경기를 치렀지만 이후 중단됐다. 이번에 먼저 축구공을 다시 꺼내 든 쪽은 중국이었다. 8년 만의 한중 농업협력위원회 재개를 앞두고 중국 농업농촌부가 부부장 명의의 서신을 보내 축구 교류를 다시 시작하자고 요청했다.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차오창디 335 문화창의공원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중 농업당국 친선 축구에서 김종구(첫 줄 왼쪽 두 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시축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은 장 쯔리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지난 6일 오후 3시30분 중국 베이징 차오창디 335 문화창의공원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중 농업당국 친선 축구에서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시축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차오창디 335 문화창의공원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중 농업당국 친선 축구에서 장 쯔리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이 시축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과 장쯔리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은 나란히 시축하고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는 30분씩 3쿼터로 진행됐다. 한국은 1·2쿼터에서 한 골씩 내준 뒤 마지막 쿼터에서 한 골을 만회했지만 1대3으로 졌다.

한중 농업당국 친선 축구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승패보다 눈길을 끈 것은 경기장 밖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양측 관계자들은 저녁 식사까지 2~3시간을 함께했다. 중국 측 참석자들은 2007년 등 과거 친선축구 당시 찍었던 사진까지 가져왔다. 사진 속에서 예전에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얼굴을 찾아보며 반가움을 나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양측은 축구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풀었다.

2007년 중국 농업당국 대표단의 한국 방문 당시 열린 한중 농업당국 친선 축구에서 양측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축구장에서 이어진 만남은 이튿날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양국은 7일 ‘제19차 한중 농업협력위원회’를 열었다. 농업협력위가 열린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양국은 과학기술 기반 농업혁신과 기후변화 대응, 청년 농업인 육성, 초국경 동물질병 대응,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보전 등 5개 의제를 논의했다. 별도 면담에서는 스마트농업과 가축방역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측은 초국경 가축전염병 발생 정보와 방역정책을 공유하는 ‘한중 수의·방역 정례협의체’ 신설도 제안했다.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에서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왼쪽)이 장 쯔리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과 면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한국산 단감의 중국 수출을 위한 후속 절차도 구체화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산 감 수출을 위한 검역협상을 타결했다. 이번 방중에서는 실제 수출에 필요한 다음 절차와 일정이 논의됐다.

농식품부는 중국 관세당국인 해관총서와 협의해 오는 10월 국내 감 수출단지를 영상으로 실사하기로 했다. 이후 중국 측 승인과 수출농가·선별장 등록 등이 마무리되면 연내 첫 중국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수출 준비가 시작됐다. 단감 수출 통합조직인 한국단감수출㈜은 소속 5개 농협의 중국 수출 검역단지 국내 등록을 마쳤다. 농가별 검역요건 준수와 농약 안전사용, 병해충 예찰관리에도 나섰다. 한국단감수출은 검역 절차가 끝나는 대로 오는 12월 초도 물량을 선적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이 열리면 단감 수출시장 다변화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산 단감 수출량은 3217톤(t), 수출액은 58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한국단감수출을 통한 물량이 3144t, 563만6000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통합조직의 수출 목표는 3271t, 590만달러다.

최근 단감 수출 흐름은 녹록지 않다. 올해 상반기 싱가포르와 베트남으로의 단감 수출액은 6만11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4.1% 감소했다. 싱가포르 수출은 18.9% 늘었지만 베트남은 26.1% 줄었다. 중국은 기존 시장에 더해 단감 수출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판로로 꼽힌다.

중국 소비자를 잡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한국단감수출은 공동브랜드 ‘K-PERSIMMON’의 국제상표 등록을 마치고 10kg 수출용 박스 디자인을 단일화했다. 12구 소포장과 1구 개별포장재도 개발했다. 오는 10월 26~28일에는 상하이 지역 유통 바이어들을 국내 단감 산지로 초청해 생산·선별 현장을 보여주고 거래조건 등을 협의한다.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차오창디 335 문화창의공원 축구경기장에서 김종구(오른쪽)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웨이정린 중국 농업농촌부 국제합작사 사장과 환담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축구 경기는 한국의 1대3 패배로 끝났지만 양국의 만남은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 공식 협의로 자리를 옮겼고 농업 현안을 둘러싼 대화도 이어졌다. 오랫동안 뜸했던 한중 농업 교류를 다시 잇는 자리에서 ‘축구 외교’가 첫 장면을 장식했다.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차오창디 335 문화창의공원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중 농업당국 친선 축구에서 양측 선수단이 경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