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화려한 의전에 가려진 회담 내용…무역 휴전 2개월 연장 외 '빅딜' 없는 듯

AI·대만 등 갈등 현안 해법 안보여

만찬 빼고 미중 정상 백악관 함께 머문 3시간 20분 중 회담은 90분

미언론들 "실질적 내용 빈약"…민주 "화려한 쇼 아닌 국익 수호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앞서 포즈를 취하기 전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AP=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앞서 포즈를 취하기 전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AP=연합]

미군 의장대 사열과 백악관 상공의 전투기 시범 비행, 새 헬기 착륙장과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 투어, 화려한 국빈 만찬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최고 수준의 의전을 제공하며 양국 관계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화려한 외형에 걸맞은 실질적 성과는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공항에서 직접 시 주석 부부를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도 시 주석을 직접 맞으며 각별한 환대에 나섰다.

공식 환영식에서는 미군 의장대 사열과 전투기 시범 비행 등이 펼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시 주석과 백악관 남쪽 잔디밭을 함께 거닐며 새로 조성한 헬기 착륙장과 마린원 내부를 직접 소개하는가 하면, 자신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백악관 연회장 건설 현장을 함께 둘러보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만찬 행사를 제외하고도 환영식과 정상회담, 남쪽 잔디밭 투어 등에 참석하며 백악관에 3시간 20분간 머물렀다. 회담은 90여분간 진행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환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환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

그러나 외신들은 이처럼 공들인 의전과 달리 미중 간 핵심 현안에서 눈에 띄는 돌파구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일정이 정상회담과 정교하게 준비된 의전 행사로 채워졌지만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현안에서 별다른 진전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화려한 의전과 상투적 언사는 많았지만 실질적 내용은 부실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회담에 대해 "상징성은 강했지만 실질적 내용은 빈약했다"며 비공개 회담에서 AI와 무역, 대만, 이란 전쟁 등 까다로운 현안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금까지 양측이 공개한 내용에서도 큰 합의보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관계 안정에 무게를 둔 모습이 두드러졌다.

무역 분야에서는 양국 경제 수장이 내년 1월 10일까지 '무역 휴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AI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규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고 밝혔지만, 시 주석은 AI가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며 관리와 규제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대만 문제에서는 시 주석이 미국에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길 촉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지만, 미국 측의 구체적인 입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외교(diplomacy)와 오락(entertainment)을 합친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라고 규정하며 "미중 관계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24일 백악관 국빈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펑리위안 여사와 건배하고 있다. 헤드테이블에 일론 머스크,젠슨 황, 팀 쿡 등 테크 대기업 대표들이 함께 자리해 있다.[AP=연합]


24일 백악관 국빈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펑리위안 여사와 건배하고 있다. 헤드테이블에 일론 머스크,젠슨 황, 팀 쿡 등 테크 대기업 대표들이 함께 자리해 있다.[AP=연합]

미 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진 샤힌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민주당 상원의원 19명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중국과의 외교가 미국에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다줘야 하지만 "오늘 정상회담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첨단 AI 반도체와 제조 장비 판매를 허용해 미국의 AI 우위를 위협하고, 무역 휴전 연장에도 중국의 산업 보조금과 지식재산권 침해, 희토류 시장 독점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의 자위권 지원은 타협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의회가 승인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즉각 이행할 것을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민들은 화려한 쇼가 아닌, 목표와 신중한 전략을 바탕으로 국민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싸우고 국가 이익을 수호하는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