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시진핑 역대급 환대, 그 치밀한 연출…하늘엔 스텔스 전략전투기·땅엔 활주로 직접 영접 속내는? [디브리핑]

트럼프, 軍공항서 직접 영접…이례적 의전에 담긴 메시지
WP “무역휴전 연장 성과보다 ‘관계 안정’ 상징성에 무게”
베이조스·머스크·젠슨황 등 美 빅테크 CEO들도 총출동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치밀하게 연출된 정상회담을 가진다. 미·중 두 강대국 사이 불안정한 휴전을 유지하기 위한 자리이지만, 구체적 성과보다는 화려한 의전과 관계 안정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은 오는 23일 국빈방문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 활주로까지 직접 나가 시 주석을 영접할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군 공항에서 직접 맞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시 주석 역시 취임 이후 공항에서 외국 정상과 직접 만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에서 기자들에게 “훌륭한 회담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24일에는 약 480명의 미군 장병이 참여하는 공식 환영행사가 백악관에서 열린다. 양국 국가가 연주되고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1대와 F-22 랩터 전투기 4대가 상공을 비행하는 순서도 예정돼 있다. 이어지는 국빈만찬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미 주요 기업 경영진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실질적 성과보다 ‘보여지는 모습’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평가한다.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양국이 취약성을 줄이고 힘을 과시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 한다”고 짚었다. 그는 “시 주석 입장에서도 트럼프와 대등한 지도자, 중국도 미국과 동등한 초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굳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


내년 당대회를 앞두고 4번째 임기를 준비 중인 시 주석은 지난 1년간 군·정부 숙청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안정적 외교 파트너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24일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오는 11월 만료되는 무역휴전의 연장 여부다. 반도체 수출 허가와 수출통제, 인공지능(AI)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지만, 미·중 경쟁의 근본 쟁점에서 큰 돌파구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회담 준비도 이례적으로 짧게 진행됐으며, 미국 측 의제 설정은 국무부나 국가안보회의(NSC)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중국의 화려한 국가 의전과 군사 행사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방중 당시 인민대회당을 본 뒤 지난 8월 백악관에도 훌륭한 연회장을 짓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체제의 웅장하고 치밀하게 통제된 국가 건축과 의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관심사가 돼 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서 국내 반대를 밀어붙이는 힘을 보고 있다”며 “자신의 건축 프로젝트나 국내 정책이 법원의 제동에 걸리는 모습을 보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 주석으로서도 미국을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또록 완전한 국빈방문 대우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시에 체면을 구기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도 그렇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