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3.4%↓·WTI 4.5%↓
나란히 2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트럼프 “페제시키안 만남 열려있어”
사우디 원유 수출 회복 기대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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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란 전쟁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데다, 차질을 빚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이 일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21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3.4% 떨어진 배럴당 10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8일 배럴당 97.92달러 이후 약 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달 25일 이후 가장 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5% 급락한 배럴당 95.78달러에 마감했다. WTI 역시 지난 8일 배럴당 93.03달러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유가를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에 대해 “아마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3일 각각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양국이 전쟁에 돌입한 이후 처음으로 정상급 만남이 성사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한 군사적 압박을 거둔 것은 아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언제 그 나라 전체를 날려버리느냐는 것”이라며 고강도 공격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럼에도 원유시장은 당장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보다는 외교적 해법이 마련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석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이번주 평화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후티 반군의 공격 등으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최근 걸프만을 통한 선적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유조선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전날 걸프만에서 초대형 유조선 7척에 원유 1400만배럴을 선적했다. 최근 엿새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사우디 원유도 하루 평균 290만배럴로 추산됐다.
다만 유가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결렬되거나 군사적 충돌이 다시 격화될 경우 원유 공급 불안이 순식간에 재부각될 수 있어서다.
제이 우즈 프리덤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는 “외교적 징후가 유가와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를 완화할 수는 있지만 추가적인 긴장 고조와 국지적인 수출 차질은 원유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움직임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유가 움직임은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변수다. 이란 전쟁 이후 급등했던 유가가 안정될 경우 미국의 물가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전쟁이 다시 격화돼 유가가 반등하면 연준의 긴축 부담도 다시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