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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이 1년 넘게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역별 흐름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 분당구가 30% 넘게 뛰는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을 품은 평택과 이천은 7% 이상 떨어졌다. 신규 아파트 공급과 미분양 부담, 서울 접근성, 생활 인프라, 재건축 기대 등이 겹치면서 같은 수도권 안에서도 가격 차별화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6월 9일부터 올해 9월 14일까지 수도권 아파트값은 66주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이 기간 가격이 하락한 시·군·구도 14곳에 달했다.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경기 이천시로 -7.28%를 기록했다. 평택시도 -7.17%로 뒤를 이었다.
반면 성남시 분당구는 같은 기간 32.54% 올라 수도권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천과 분당의 누적 변동률 차이는 39.82%포인트에 달한다. 광명시는 23.62%, 서울 성동구는 23.23% 상승했다.
삼성·SK하이닉스 있어도 하락…평택·이천 덮친 ‘공급 부담’
평택과 이천은 각각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지역이지만 같은 기간 아파트값은 7% 넘게 하락했다. 평택은 최근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진 데다 미분양 물량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7월 평택화양서희스타힐스센트럴파크1차 1554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8월에는 브레인시티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 1700가구가 입주 일정에 들어갔다. 두 달간 입주 물량만 3254가구에 달한다.
국토교통부의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당시 평택의 미분양 주택은 3511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 전체 미분양 1만9459가구의 약 18%에 해당한다.
실거래 가격도 이전 최고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평택 고덕동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 전용 84㎡는 지난 8월 6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거래가인 6억3000만원보다 낮고, 2021년 9월 기록한 최고가 9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3억8000만원 떨어졌다.
이천도 올해 여름 대규모 입주가 이어졌다. 지난 7월 힐스테이트이천역 1·2단지 1822가구가 입주했고, 8월에는 이천자이더리체 558가구가 입주 일정에 들어갔다. 두 달간 입주 물량은 2380가구다.
이천은 올해 2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가 최근 지정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미분양 상황은 다소 개선됐지만 신규 입주 물량이 이어지면서 주택시장에는 여전히 공급 부담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당은 32.54% 급등…재건축에 서울 접근성까지
반면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32.54%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당은 판교 테크노밸리와 인접한 데다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좋고, 상업·교육·교통 등 생활 인프라도 갖춰져 있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여기에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성남시에 따르면 올해 분당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구역 지정 본안에는 결합개발구역을 포함해 50개 구역, 총 6만6037가구가 신청했다. 올해 지정 예정 물량인 1만2000가구의 약 5.5배에 달한다. 지난해 선도지구 지정 당시 신청 물량인 5만8874가구보다도 많다.
성남시는 서류와 현장 심사를 거쳐 대상 구역을 선정한 뒤 주민 공람과 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1기 신도시라고 해서 모두 같은 흐름을 보인 것은 아니다. 고양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적용과 정비사업 추진에도 같은 기간 아파트값이 3~4%대 하락했다. 인접한 파주시 역시 4.54% 떨어졌다.
이 밖에 여주(-2.39%), 동두천(-1.96%), 부천 오정구(-1.74%), 시흥(-1.30%), 안성(-1.04%)도 하락했다. 김포와 인천 계양구 역시 1% 미만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같은 수도권인데 40%P 격차…‘직장 가까우면 오른다’ 공식 깨져
평택과 이천의 집값 하락에는 최근 이어진 신규 아파트 입주와 미분양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사업장이 위치해 있지만 늘어난 주택 공급을 단기간에 소화하기에는 수요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분당은 판교 등 주요 업무지역과 가깝고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데다 교육·상업 등 생활 인프라도 이미 갖춰져 있다. 여기에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지며 매수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1기 신도시인 일산이 재건축 추진에도 약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정비사업 기대만으로 지역 집값의 흐름을 설명하기도 어렵다. 교통 여건과 기존 주거 수요, 신규 공급 규모 등 지역별 여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도 대기업 사업장 등 일자리만으로 집값 상승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평택의 경우 최근 수년간 공급이 집중되면서 미분양이 누적됐고, 서울 접근성에서도 동탄 등 선호 지역과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향후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도 공급 물량과 미분양 해소 여부, 교통과 생활 인프라 등 지역별 여건에 따라 가격 흐름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