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영양제인 줄 알았는데’…비오틴 부족하면 우울·불안 진단 위험 14~16% 높아

탈모약을 바르는 모습. 기사와 직접적 관련은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비오틴이라고 하면 대개 머리카락과 손톱을 떠올린다. 탈모 영양제 성분표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비오틴은 비타민B7으로 몸이 지방과 포도당, 아미노산을 분해해 쓰는 과정에서 여러 효소가 일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다.

비오틴이 모자라면 머리카락만 가늘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식이보충제국(ODS)은 성인이 비오틴 결핍에 빠지면 우울감과 무기력, 환각, 팔다리 저림 같은 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결핍까지 가지 않더라도 평소 식사로 먹는 비오틴의 양이 마음 건강과 관련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2021년 이란 성인 7387명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비오틴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우울·불안·스트레스 증상이 적다고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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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짧은 시점만 들여다본 조사라 비오틴을 적게 먹어서 마음이 힘들어진 것인지 마음이 힘든 사람이 식사를 덜 챙겨 먹어 비오틴이 부족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최근에는 음식으로 먹는 비오틴이 가장 적은 사람들은 훗날 불안이나 우울 진단을 받을 위험이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일정한 양을 넘어서면 더 먹어도 위험은 더 줄지 않았다.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중국 칭다오대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은 2026년 1월 2일 영국 성인 14만4439명을 14년간 추적해 비오틴 섭취가 가장 적은 집단보다 나머지 세 집단의 불안·우울 진단 위험이 14~16% 낮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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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틴 적게 섭취할 수록 불안·우울 커져


연구팀은 영국 대규모 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가운데 처음에 불안이나 우울이 없던 14만4439명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2006~2010년 하루 동안 먹은 음식을 최대 네 차례 기록했고 연구팀은 영양성분표에 대입해 하루 비오틴 섭취량을 계산했다. 영양제로 먹은 비오틴은 계산에 넣지 않았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섭취량에 따라 네 집단으로 나눴다. 가장 적게 먹는 집단은 하루 32μg(마이크로그램) 이하였다. 참가자들을 2023년 9월까지 추적하는 동안 1만2023명이 불안이나 우울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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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틴을 가장 적게 먹은 집단과 비교해 나머지 세 집단은 불안이나 우울 진단을 받을 위험이 14~16% 낮았다. 연구팀이 밝힌 위험 차이는 나이와 성별, 흡연, 음주, 하루 섭취 열량, 학력, 식단의 질, 기존 질환을 고려한 뒤의 결과다.

사례 수와 추적 기간으로 따지면 비오틴을 가장 적게 먹은 집단에서는 1000명당 한 해 7.3명꼴로 불안이나 우울 진단을 받았다. 나머지 세 집단은 1000명당 5.6~5.9명꼴이었다.

불안이나 우울 위험 수치는 비오틴 섭취가 늘수록 줄다가 하루 섭취량 45μg 안팎에서 가장 낮아졌다. 다만 더 많이 섭취한다고 위험 수치가 더 내려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정한 성인 섭취량 40μg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신체활동과 수면, 스트레스 같은 생활습관이 염증과 정신 건강에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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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임상에선 불안·우울 개선 안 보여


다만 이번 연구가 본 것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비오틴뿐이다. 영양제로 비오틴을 더 먹었을 때 불안이나 우울이 줄어드는지는 이번 연구로 알 수 없다.

비오틴이 포함된 영양제와 관련해서 호주 스윈번대 연구팀은 2019년 비타민B군을 3가지 이상 섞은 영양제를 4주 넘게 먹인 임상시험 16건 2015명의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B군 영양제를 먹은 사람들은 가짜 약을 먹은 사람들보다 스트레스가 조금 줄었지만, 우울과 불안은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았다.

칭다오대 연구팀은 식사 기록이 참가자의 기억에 의존해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라 다른 인구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한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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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연구팀은 적정량의 비오틴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불안과 우울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 습관과 복약, 여러 영양소를 함께 살피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원 식이보충제국은 대부분의 사람은 음식만으로 충분한 비오틴을 얻는다고 설명한다. 비오틴은 달걀과 연어 같은 음식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