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도전곡 작전 세웠는데 조절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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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드 소란(SORAN)의 고영배 [MPMG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노래 실력이 최근에 좀 많이 늘었어요. 애초 너무 준비 없이 데뷔한 탓도 있긴 한데, 그래도 올해 급성장을 해서 노래 잘한다는 칭찬 들어요. 최근에 ‘득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분 좋더라고요. (웃음)”
무대 위에 홀로 선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는 한층 더 단단해지고 깊어져 있었다. 지난 1월 기존 멤버들과의 오랜 동행을 마무리하고 ‘1인 체제’로 팀을 재편한 밴드 소란(SORAN)의 고영배가 8개월 만에 첫 EP ‘레이어(Layer)’를 들고 돌아왔다.
소란 고영배는 최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엠피엠지(MPMG) 사옥에서 열린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인원이 줄어서 팬들이 상실감도 느낄 것 같았다”며 “팬들을 더 이상 허전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걸 채워주는 것은 꾸준한 곡 발매라 생각했다. 나태해지고 싶지 않았고, 더 부지런해지고 싶었다”며 쉼 없이 달려온 배경을 담담하게 들려줬다.
1인 밴드로 재편하며 찾아온 변화에 대해 고영배는 특유의 재치를 잃지 않았다. 특히 엄격한 호칭 정리가 사라졌다. 고영배는 “이전 밴드 시절엔 행사나 방송에서 ‘소란씨 모셨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때마다 ‘소란은 밴드 이름이고, 전 소란의 고영배입니다. 소란씨라고 하면 실례예요’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젠 어떻게 불러도 상관없다”며 웃었다. 심지어 “도산 안창호 선생님처럼 호를 쓰듯 소란 고영배라고 해도 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밴드 시절과 달리 “MR(반주 음원) 행사가 가능해졌다”며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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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드 소란(SORAN)의 고영배 [MPMG 제공] |
유쾌한 너스레가 이어졌으나, 1인 밴드로의 전환 이후 그에겐 묵직한 고민이 따라왔다. 고영배는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팀으로서 지금까지 달려왔으니 멤버들의 빈자리 그 자체가 제일 큰 우려였다”며 “새롭게 도와주는 연주자 친구들과 부족함이 없도록 음악적으로 많이 노력했지만, 팬분들은 기타 솔로 하나에도, 베이스 연주 하나에도 다 느끼실 거라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팀일 때는 ‘다음 주에 버스킹 갈까’ 하고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았는데, 이제는 다 계획을 미리미리 짜야 하고 스케줄을 조율해야 한다는 점이 혼자 된 이후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명 ‘레이어’는 그가 홀로 서며 다져온 시간의 무게를 상징한다. 고영배는 “소란이라는 이름을 계속 가지고 가기로 한 이상, 지금까지 쌓아온 것 그리고 앞으로 또 혼자서 쌓아나가야 할 것들이라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었다”며 “그동안 쌓아온 것, 지금도 새롭게 쌓고 있고, 앞으로 쌓아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서 ‘레이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앨범엔 타이틀곡 ‘이별직전’을 비롯해 ‘사과 하나를 그려’, (여자)아이들 미연이 참여한 ‘세리머니(ceremony)’, ‘딜리버리(Delivery)’, 오랜 미발매 자작곡이었던 ‘인사’ 등 다섯 트랙이 담겼다.
타이틀곡 ‘이별직전’은 서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록 발라드 곡이다. 지난해 숏폼 챌린지 열풍을 주도한 ‘사랑한 마음엔 죄가 없다’의 박우상(LOGOS) 프로듀서와 다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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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드 소란(SORAN)의 고영배 [MPMG 제공] |
고영배는 “새로운 레이어를 쌓아가고 싶다는 욕심에 이번 앨범은 가을에 나오는 만큼 새로운 발라드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며 “생각보다는 조금 더 록킹한 사운드가 나오긴 했지만 새로운 시도였다. 사실 연애를 오래 하고 결혼을 했기에 제게 이별의 감성이 많이 없는 건 사실이다. 쥐어짜서 썼다”고 고백했다. 곡명에 대해선 “예전에 발표한 노래 중에 ‘고백 직전’이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 끝에 ‘떨리는 나와 그 앞에 네가 서 있어’로 끝나는데, 이번에는 이별하려고 마주 서 있는 장면이라 그대로 연결해서 지었다”고 창작 비화를 공개했다.
가창 난이도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눈길을 끌었다. 고영배는 “제 나름대로의 작전은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곡도 분명히 노래방에서 사랑받는다’는 거였는데, 조절이 좀 잘못된 것 같다”며 “무대에서 라이브를 해보니 ‘사랑한 마음엔 죄가 없다’가 더 높고, 이번 ‘이별직전’이 더 어려운 것 같다. 노래방 애창곡이 되기에는 좀 상황이 좋지 않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선배 가수 성시경과의 깜짝 비하인드도 전했다. 고영배는 “성시경 선배님 방송에 다녀왔는데, 면전에서 제일 부탁드리고 싶었던 선배님이었지만 면전에서 거절당했다”며 “‘그렇게 높은 노래는 네가 부르라’고 거절당했다”고 유쾌하게 폭로했다.
‘아이돌급 스케줄’이라 할 만큼 숨 가쁘게 달려온 그는 지치지 않는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고영배는 “회사에서 ‘이제 좀 그만하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빠르게 달려왔다. 오는 11월 겨울 콘서트를 열심히 준비할 예정”이라며 “기존 소란의 매력 중 아직 덜 보여드린 리드미컬하고 펑키한 밴드 사운드, 이를테면 마룬 파이브(Maroon 5)를 연상시키는 음악을 내년에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