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관세 담판부터 중동 해법까지…이번주 워싱턴 흔들 ‘외교 슈퍼위크’

미중정상, AI 규제·기술탈취 의혹 및 부산 관세휴전 유지 담판
트럼프, 시진핑 활주로 직접 영접…국빈만찬엔 미 빅테크 CEO 총출동
트럼프, 유엔총회서 英·日 등 정상 회동 및 GCC와 이란전 종전 해법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글로벌 경제와 통상, 안보 지형의 분수령이 될 매머드급 ‘외교 슈퍼위크’의 막이 오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주요 우방국 및 분쟁 당사국 정상들과 잇따라 마주한 뒤, 곧바로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국빈 정상회담을 갖는다.

인공지능(AI) 패권 다툼과 관세 전쟁의 향방을 가를 미중 정상의 전략적 담판은 물론,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중동 전쟁의 종식 방안을 둘러싼 다자 외교전이 연쇄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슈퍼위크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미 고위 당국자들이 18일(현지시간) AP·로이터·교도 통신 등을 상대로 진행한 전화 브리핑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로 인공지능(AI) 문제와 ‘부산 휴전’ 체제의 향방을 정식 테이블에 올린다.

AI 의제는 단순한 산업 교류를 넘어 글로벌 안보와 직결된 규제와 기술 보호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기술계를 뒤흔든 ‘인류 멸망론’을 위시한 AI 개발 속도조절 논란과 함께, 미국이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미국산 AI 원천 기술 탈취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술 패권 협상의 무게감을 반영하듯 24일로 예정된 백악관 국빈 만찬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핵심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집결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 팀 쿡 애플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마이클 델 델 테크놀로지스 회장 등 하드웨어·소프트웨어·클라우드 생태계를 주도하는 거물들이 일제히 참석해 대중 압박과 협상의 전면에 선다.

통상 분야에서는 양국 간 ‘부산 휴전’의 연장 및 세부 조율이 도마에 오른다. 부산 휴전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 말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부산에서 별도로 만나 양국 간 관세전쟁의 전면적인 확전을 봉합하기로 합의한 조치를 가리킨다. 양측이 기존 합의의 틀을 유지하며 추가적인 무역 마찰을 피할 수 있을지가 글로벌 금융·무역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미국 측의 의전 역시 이례적인 파격으로 채워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미 도착 당일인 오는 23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 활주로에 직접 나가 시 주석을 영접할 계획이다. 미국 대통령이 공항 기지에서 외국 정상을 직접 맞이하는 것은 외교 관례상 극히 드문 사례로, 시 주석에 대한 최고 수준의 국빈 예우를 표함으로써 실질적 외교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어 정상회담 당일인 24일에는 백악관 공식 환영식과 로즈가든에서의 공식 의장대 사열, 정상회담, 빅테크 CEO들이 총출동하는 국빈 만찬으로 일정이 이어지며, 시 주석은 25일 공식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한 ‘여름 마무리 바비큐’ 행사 중 발언하고 있다. [EPA]


미중 담판에 앞서 뉴욕 유엔총회 무대에서도 복잡한 국제 정세를 반영한 연쇄 정상회담이 쉼 없이 이어진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주요 정상으로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공식 발표했다.

버넘 총리의 경우 지난 7월 취임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양자 회동이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만남도 예정돼 있다.

글로벌 안보 위기로 부상한 중동 정세도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 등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지도자들과 다자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AP통신은 이번 GCC 회담이 이란 전쟁이 6개월 넘게 장기화하며 미국이 전쟁 종결 방안을 도출하는 데 심각한 난항을 겪고 있는 국면에서 소집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워싱턴의 미중 기술·통상 담판과 뉴욕의 다자 안보 외교가 맞물리면서, 이번 주는 향후 글로벌 질서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