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해지 늘자 주택도시기금 재원 감소
공공주택 공급 확대 앞두고 실탄 확보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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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신축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가 이달 말 종료예정이던 입주자저축(청약 예·부금, 청약저축)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기한을 1년 추가로 연장한다. 분양가 상승과 금리 부담으로 청약통장 해지가 급증하면서 주택도시기금의 주요 재원인 청약저축 잔액이 줄어들자 기금 재원 확보를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15일 관가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국토부에 청약예·부금 및 청약저축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주택청약종합저축업무 시행세칙 개정안’ 승인을 요청했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사용하는 청약통장은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청약 예·부금은 민영주택만 청약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청약부금은 85㎡ 이하만 신청 가능하다. 청약저축은 공공주택만 청약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공공·민영주택 모두 청약 신청이 가능해 가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24년 9월 청약통장 금리를 인상하면서, 종전에 가입한 청약 예·부금과 청약저축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당시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기간을 2025년 9월까지로 설정했으나, 추가 1년 더 연장하면서 이달 말 전환 기한 종료를 앞둔 상태다. 한 주택금융 업계 관계자는 “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을 유도해 수요자들의 청약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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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처럼 입주자저축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기한을 연장한 데는 주택도시기금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가 깔려있다. 청약 예·부금은 시중은행 재원에 속하지만, 이를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시켜 주택도시기금으로 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약저축은 주택도시기금의 핵심 재원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청약 가입자가 급감하고 해지가 늘면서 재원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주택도시기금이 줄어들면 공공임대주택 건설, 디딤돌·버팀목 대출, 주택사업자 융자 등 서민 주거 안정 정책을 펼칠 재정적 여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청약통장에는 8조4000억원의 현금이 적립됐으나 총 8조2000억원 상당이 해지돼 순증 금액이 2000억원에 그쳤다. 지난 2024년(2조2000억원)과 2025년(4조1000억원) 순증 규모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청약통장 예치금이 주택도시기금 조성에 차지하는 기여도도 쪼그라들고 있다. 장종태 민주당 의원실이 HUG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2025년 청약통장 예치금의 주택도시기금 조성 기여액은 약 15조2000억원으로 전년(14조8000억원) 대비 4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2020년(21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6조원(28.3%)이나 기여액이 급감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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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약 신청자가 노트북으로 청약홈 당첨조회 화면을 확인하고 있다. [Chatgpt로 제작한 이미지] |
정부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되지 않은 청약통장을 끌어들여 주택도시기금 재원을 확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대규모 공공주택 착공과 주거 안전망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만큼,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하면 모든 주택 유형에 청약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기존 입주자저축보다 높은 금리, 소득공제 혜택, 배우자 통장 보유 기간 합산 등을 누릴 수 있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청약 기회가 확대되더라도 확대된 유형의 청약 실적은 전환 이후 납입분부터만 인정돼 전환 유인이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청약저축에 240개월을 납입한 뒤 종합저축으로 전환해 12개월을 추가 납입한 경우, 기존 공공주택 청약 시에는 252개월의 기간과 금액이 모두 인정되지만 민영주택 청약 시에는 전환 이후 납입한 12개월만 인정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신규택지 공공분양을 늘리려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당첨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하는 게 낫다”며 “다만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1순위 청약 자격을 얻으려면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서울 청약을 노린다면 청약 예·부금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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