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이 여행의 목적인 ‘푸드 투어리즘’
정통성은 살리고 서비스는 현대화해야
![]() |
| 차도영 호텔신라 라연 책임주방장 [김명상 기자] |
[헤럴드경제(싱가포르)=김명상 기자] “한식이 세계 미식 시장의 확고한 주류로 안착하려면, 고급 파인다이닝과 대중적 길거리 음식이 양 날개로 함께 확장되어야 합니다.”
지난 8일 싱가포르 리조트월드센토사(RWS)에서 열린 트립닷컴 주관의 ‘2027 글로벌 파인 다이닝 어워즈’ 현장에서 호텔신라 한식당 ‘라연’의 차도영 책임주방장은 한식의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한 과제를 이같이 짚었다. 한식 세계화의 성패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머무느냐, 대중적 저변을 넓히느냐에 달렸다는 진단이다.
차 책임주방장은 “일식이 빠르게 세계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데는 파인다이닝과 함께 초밥, 우동, 돈가스, 라멘 등 접근하기 쉬운 일상 메뉴가 같이 확산한 점이 주효했다”며 “한식 역시 파인다이닝과 더불어 비빔밥, 불고기, K-치킨, 떡볶이, 라면 등 대중 음식이 함께 성장한다면 세계 미식의 한 축을 견고히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 차도영 호텔신라 라연 책임주방장 [김명상 기자] |
방한 외래객을 유치하는 핵심 경쟁력으로는 ‘정통성 기반의 현대적 서비스’를 꼽았다. 단순히 명소 방문을 넘어 지역 고유의 미식 경험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푸드 투어리즘’이 확산하면서, 식재료와 조리법의 본질은 지키되, 온전한 미식 경험을 위해 서비스 방식과 디테일을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차 책임주방장은 “전통 한상차림은 모든 음식이 한꺼번에 나와 식기 쉽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제공하는 코스 형태로 전환했다”며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고객이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동선과 온도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 방문객들은 변형된 퓨전보다 고유의 식문화를 담은 메뉴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 이에 라연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셰프가 구절판의 역사와 조리법을 직접 시연하고 체험하게 하는 클래스 프로그램을 월 1회 운영 중이다.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방한 유도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나 ‘트립고메’ 등의 미식 정보가 해외 여행객 유입의 핵심 창구 역할을 하면서, 라연 역시 트립닷컴 등을 통한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중화권 고객의 예약 비중이 늘었다.
차 책임주방장은 “고유의 식문화를 체계적인 방식으로 전달할 때 한식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독자적인 미식 장르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조들의 음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해 세계 시장에서 한식의 위상을 다지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