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AI 데이터센터 협업 속도 빨라”

울산포럼서 인터뷰
에너지 산업서 韓·日 협력도 강조
최태원 회장 울산포럼 시작 이래 총 4번 참석
올해 포럼서 ‘AI 비즈니스 모델 구축’ 제시
“AI로 수익확보·투자로 이어지는 구조 만들어야”


최태원(가운데) SK그룹 회장이 1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 클로징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SK 제공]


[헤럴드경제(울산)=한영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협업 진척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밝혔다.

“SK이노, AIDC에 필요한 전력 설루션 제작…많은 파트너와 협업”


최 회장은 1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데이터센터 계획이 나온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본인은 물론 회사도 빅테크 기업들을 계속 만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SK는 글로벌 AI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SK가 전국에 15GW(기가와트) 규모로 추진 중인 AI 인프라의 첫 사업지이다.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구축 중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되는 자금만 7조원이다. 최 회장은 “울산 데이터센터는 거의 900㎿(메가와트)를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AI 시대 도래로 에너지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SK이노베이션의 역할에 대해서는 “SK이노베이션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화 설루션을 만들고 있고, (설루션을) 확대하기 위해 많은 파트너사들과 투자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가 24시간 안정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을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하고, 이때 종합에너지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최적의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석유화학 뿐만이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모듈원전(SMR) 등 종합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는 ‘AI 인프라의 에너지 설루션 프로바이더(제공자)’라는 전기화 사업 중심의 성장전략을 오픈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전날 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은 물론 인공지능 전환(AX)이 이뤄지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울산 CLX(컴플렉스)를 방문했다. 최 회장이 국내 AX 현장경영에 나선 건 지난 6월 뉴 이천포럼에서 AX 중심 경영 대전환을 선언한 지 3개월 만이다. 그는 “울산 CLX에서 직원들이 스스로 만든 AI 설루션들을 관찰하고, 어떻게 시연하는지도 살펴봤다”며 “AI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핵심 동력인 에너지 산업에서는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이 1년에 수입하는 에너지 규모만 각각 140억달러(19조원)”라며 “만약 양국이 에너지를 공동 구매 및 비축, 사용하게 되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에너지 구매 계약은 보통 20년을 하는 만큼 갑자기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지만, 에너지 분야에서는 확실히 협업의 여지가 있다”며 “미래에는 재생에너지부터 수소, 원자력까지 협업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돼야 제조 AI 성공 확률↑”


최태원(왼쪽 첫번째) SK그룹 회장이 1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2026 울산포럼과 연계해 열린 ‘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WAVE 2026)’ 전시장을 둘러보고 전시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SK 제공]


최 회장은 2022년 울산포럼이 시작된 이래 총 4번 행사에 참석했다. 울산포럼 참석 기간 AX 등 매번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 올해는 울산포럼과 연계해 열린 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WAVE 2026) 전시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울산포럼에 대해 “지난 4년 동안 플랫폼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생각와 아이디어가 모집, 지역 발전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올해 울산포럼에서는 ‘AI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AI 트렌드로 속도(Speed)와 규모(Scale), 안전(Safety)을 말했는데 이제 AI 비즈니스 모델과 지속가능성을 언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업들이) AI에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수익 없이 거품처럼 꺼질까 봐 걱정한다”며 “지금은 기업들이 앞뒤를 보지 않고 투자하는 구조인데, 결국 중요한 건 AI를 통해 돈을 벌어서 투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서도 속도와 규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제조 AI는 기술이 중요하며, 생산성을 높여야 하지만 규모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 없다면 쉽지 않다”며 “필요한 데이터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이며, 이것이 선행돼야 제조 AI의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고 말했다.

“미래 울산, AI 시티로 거듭나야”


최태원(왼쪽 일곱번째) SK그룹 회장, 김상욱(왼쪽 여덟번째) 울산시장, 이윤철(왼쪽 여섯번째)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1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 제공]


울산의 미래상으로는 AI 시티를 제시하며 ‘모두의 AI’ 등 방향성을 제시했다. 모두의 AI는 SK가 구상 중인 시민을 위한 AI 에이전트이다. 개인 맞춤형 공공·복지 혜택과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범용 챗봇, 행정·교통·의료 등 생활 밀착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자의 요청을 수행하는 실행형 AI가 핵심 기능이다.

그는 “미래 울산은 AI 시티의 모습이 돼야 한다”며 “제조 AI에 기술과 제조 관련 설루션 및 데이터를 더해 발전시키고, 모두의 AI를 통해 울신 시민들의 행복을 높여 나가며, 도시에 감성을 더해 예술이 있는 산업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발전으로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은 인재들이 AI 시대 생존하기 위해서 이른바 ‘4가지 근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말하는 4가지 근육은 ▷문제의 본질을 판단하는 생각 근육 ▷실패 이후에도 새로운 선택을 하는 적응 근육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 근육 ▷신체 활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바디 스킬(Body Skill) 등이다.

그는 “인재들은 더 이상 스펙쌓기 고민을 멈춰야 하고, 기업들도 흔히 말하는 스펙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걸 탈피해야 한다”며 “AI를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울산 포럼에는 최 회장을 포함해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윤병석 SK가스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김종화 SK에너지 겸 SK지오센트릭 사장, 손현호 SK디스커버리 사장, 김종우 SKC 사장 등 SK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했다. 울산 지역 대학생, 시민 등 1만900여명은 현장 또는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작년 대비 5.7배로 역대 최대다.

포럼 참가자들은 ▷피지컬 AI 웨이브, 제조 AX 대전환 ▷AI 포 에브리원(for Everyone), 스마트 로컬 울산 등 2개 세션에 참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각 세션에서는 ▷울산 제조업의 AX 가속화를 위해 현장 기업 중심의 정책 방안 및 피지컬 AI 실행 전략 ▷개인 일상에 스며든 AI가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미래 지역 비전 등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