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 6일 이민단속반의 서류미비자 기습단속이 발생했던 LA다운타운 앰비안스 어패럴 입구를 한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AP=연합] |
현지에서는 지난해 6월 6일을 '엘 세이스(El Seis·6일)'라고 부른다. 이날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이 패션디스트릭트의 의류업체 앰비언스 어패럴을 급습해 직원 10여 명을 체포하고 수갑을 채워 차량에 태워갔다. 이후 이 장면은 LA 이민단속 사태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충격은 경제와 일상에 깊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UCLA 라티노 정책·정치연구소가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민단속이 벌어진 9곳 주변 상권은 단속 직후 2주 동안 약 316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패션디스트릭트의 손실액만 약 152만 달러에 달했다. 앰비언스 어패럴 반경 0.5마일 안에는 550곳이 넘는 사업체가 밀집해 있다.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여성 의류와 재킷을 판매하는 상인 레지노 티라도는 "엘 세이스 이후 아무도 패션디스트릭트에 오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텅 빈 거리를 가리켰다. 25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해온 그는 매출이 1년 전보다 거의 60% 줄었다고 했다. 한때 월 2만5천 달러에 이르던 매출은 이제 1만 달러를 넘기기도 어렵다. 멕시코와 중남미에서 찾아오던 도매상들의 방문도 뜸해졌고 거래는 점점 왓츠앱같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공포는 노동자들의 일상까지 바꿔놓았다. 과테말라 출신 봉제노동자 프란시스코(62)는 근무 중 주차된 SUV를 볼 때마다 혹시 단속 차량이 아닌지 살핀다. 버스정류장에서 체포가 이뤄진다는 소식에 일부 동료들은 우버를 타고 귀가하거나 야간 근무를 택했다. 주말이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가족들도 생겼다.
프란시스코에게 미국은 '자유'를 찾아온 곳이었다. 과테말라 내전의 폭력에서 벗어나 1990년대 초 LA에 정착했고, 여러 일을 거쳐 봉제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이민단속에 그는 이제 고향 과테말라로 돌아가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이러한 것을 피하려고 이곳에 왔는데…"
1년 전 체포된 노동자들의 가족들도 여전히 당시의 악몽을 기억한다. 한 친척은 수갑을 찬 사촌을 보고 이름을 소리쳐 불렀지만 그는 듣지 못했다. 남겨진 가족과 아이들의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패션디스트릭트는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상인들은 아직 '엘 세이스' 이전의 일상을 되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거리는 다시 붐빌 수 있을까.
단속의 공포가 남긴 상처는 1년이 지난 지금도 LA 한복판에서 현재진행형이다.
*이 기사는 비영리 로컬뉴스매체 '캐피털&메인'에 실린 내용을 번역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