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랫동안 내 집 마련의 사다리 역할을 해온 콘도미니엄(콘도)이 캘리포니아주에서 급격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는 상황에서 청년층과 중저소득층의 주거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콘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규제 걸림돌에 막혀 신축 공급은 가뭄 상태라고 LA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콘도빌딩[heraldk.com자료] |
▶신축 비중 단 3%… 극심한 공급 가뭄
주거 부담이 심각한 캘리포니아에서 콘도 공급 감소는 매우 두드러진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캘리포니아 내 신축 다세대 주택 중 콘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단 3%에 불과했다. 비슷한 인구 규모의 캐나다가 같은 기간 다세대 주택의 약 40%를 콘도로 지은 것과 대조적이다.
콘도는 직장 및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주로 위치하며, 단독주택 대비 매매가가 15~30%가량 저렴하다. 캘리포니아 북부 샌프란시스코 인근 베이지역 등 집값이 비싼 곳에서는 다운페이먼트 비용을 최대 1만달러 가까이 절약할 수 있어 '첫 주택(Entry-level home)'으로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2년 '하자 보수 책임법'이 걸림돌
전문가들과 개발업체들은 콘도 공급이 급감한 결정적 원인으로 2002년 제정된 '건축 하자 책임법(Right to Repair Act)'을 꼽는다. 이 법은 주택 하자 시 최장 10년간 시공사에 보수 또는 배상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안전한 주택 건설을 유도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주택입주자대표회의(HOA)가 주민 전체를 대리해 소송을 제기하기 쉬운 구조 탓에 법안은 소송남발을 부추겼다. 경미한 하자나 장래에 발생할지 모를 문제까지 법정 싸움으로 이어졌고, 이는 시공사의 보험료와 건축 비용을 크게 증가시켰다. 연구에 따르면 콘도 및 타운홈 건설 시 임대용 아파트보다 유닛당 8,000~1만8,000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개발업자들이 콘도 건설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입법 개혁 재추진… "내 집 마련 기회 넓혀야"
소송 부담을 줄이고 즉각적인 수리 절차를 마련해 콘도 건설을 활성화하려는 법안(AB 1903)이 추진됐으나, 최근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일부 소비자단체와 HOA가 "입주자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안을 주도한 버피 윅스 가주 하원의원과 주거 정책 단체들은 개혁안을 보완해 계속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윅스 의원은 "콘도는 청년층과 초보 구매자가 내 집 마련으로 들어서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캘리포니아의 주택 위기를 해결하고 주택 소유율을 높이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리=황덕준 기자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콘도빌딩[heraldk.com자료]](https://www.heraldk.com///cms/2026/09/16/www/202609160100002010000073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