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브엘만데브 해협’ 막히면 무슨 일이…후티가 노리는 ‘이 섬’ [디브리핑]

바브엘만데브 최협부에 위치한 ‘페림섬’ 역사적 전략요충지
후티 반군 점령시 ‘바브엘만데브→홍해’ 원유 수출길 타격
전문가 “호르무즈처럼 바브엘만데브에도 기뢰 설치 가능성”

중동 양대 원유 수송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위치한 페림섬은 아프리카 대륙 동부의 반도인 ‘아프리카의 뿔’(지부티·에리트레아)과 예멘이 있는 아라비아반도 사이 거리가 불과 12마일(약 19㎞)에 불과할 정도로 가장 좁은 지점에 있다. [SNS]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홍해 남쪽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전략적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반군이 해협 한가운데 위치한 페림섬과 인근 모카항을 겨냥해 공세를 강화하면서 양대 글로벌 원유 수송망이 봉쇄될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후티가 페림섬을 장악하면 이란이 홍해에 설치한 것처럼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도 기뢰가 설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1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후티는 최근 페림섬에서 북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전략 요충지 모카를 장악하기 위해 대규모 공세를 벌이고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위치한 페림섬은 아프리카 대륙 동부의 ‘아프리카의 뿔’(지부티·에리트레아)과 예멘이 위치한 아라비아반도 사이에서 약 12마일(19㎞)에 불과한 해협의 최협부에 자리하고 있다. 이 섬은 과거 영국 제국이 인도로 향하는 선박의 석탄 보급기지로 활용했을 만큼 오랫동안 전략적 가치가 높았던 곳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예멘 하드라마우트주의 알와디아 군사 기지로 군사 장비를 싣고 이동하던 트럭들을 향한 탄도 미사일 공격 한 모습. [AFP]


최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을 틀어막고 나서자 페림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 경로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홍해 쪽으로 돌리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호르무즈를 대체하는 핵심 해상 통로로 떠올랐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과 이란간 보복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도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제권을 놓고 사실상 전면전 수준의 난타전을 벌이면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카미스 무샤이트, 아브하, 나즈란, 지잔 등 사우디 남부 4개 도시를 타격했다. 타격 목표에는 사우디 공군기지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핵심 정유 및 전력 시설이 포함됐다.

사우디 당국은 이 공격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7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사우디 본토를 겨냥한 최대 규모의 타격이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위협의 근원을 제거하겠다며 보복에 나섰다. 앞서 사우디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을 시도하는 후티 반군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며칠간 예멘 곳곳의 반군 거점에 대대적인 공습과 미사일 타격을 가했다.

중동 정세 다시 격화. [연합]


현재 페림섬은 예멘 정부군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후티가 이미 예멘의 수도 사나를 점령해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페림섬도 후티가 장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후티가 페림섬을 장악하면 바브엘만데브에서 홍해로 이어지는 좁은 관문을 통과하는 선박을 위협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살레 측 군사 미디어 책임자인 압델 나세르 엘맘루는 “후티가 페림섬을 장악할 경우 더 이상 장거리 무기로 선박을 위협할 필요도 없어질 수 있다”며 “이란이 호르무즈에서 그랬던 것처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도 기뢰를 깔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멘의 국제적 승인 정부 부통령인 타리크 살레도 CNN에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것이 이란의 프로젝트라고 세계에 경고했지만 아무도 예멘의 말을 듣지 않았다”며 “이제는 지정학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후티가 페림섬을 장악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권까지 확보할 경우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대규모 국제군과 해군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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