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초인은 아니다"…다저스 부상 관리 도마

무릎·이두근 부상 겹쳐 뒤늦게 15일짜리 IL 등재

복귀 서두르다 다시 스윙에 통증

로버츠 감독 "더 일찍 IL 보냈어야" 판단미스 인정

쇼헤이 오타니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지난 9일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AP=연합]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도 결국 초인은 아니었다.

LA 다저스가 투타 겸업을 이어온 오타니의 부상 관리 과정에서 더 적극적인 휴식과 관리가 필요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그의 몸 상태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오타니는 8일자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왼쪽 무릎 염증과 오른쪽 이두근 문제가 겹친 가운데 최근 타격 과정에서도 불편함을 느끼면서 결국 장기간 휴식을 선택한 셈이다.

부상 징후는 이미 7월부터 나타났다. 오타니는 왼쪽 무릎의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윤활제 주사를 맞았으며, 오른쪽 이두근 문제도 7월 3일 다시 발생했다. 이날은 그가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른 날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당시 올스타 휴식기를 거치면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투구 프로그램을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방식으로 관리해왔다.

최근에도 다저스는 오타니를 곧바로 IL에 올리는 대신 나흘간 쉬게 한 뒤 지난 7일 선발라인업에 복귀시켰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날 한 차례 스윙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이후 다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금 돌아본다면 그때 바로 IL에 올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나흘 휴식이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투타 겸업 선수로 등록돼 있어 일반 야수의 10일이 아닌 15일 IL이 적용되는 점도 다저스가 결정을 미룬 배경 중 하나였다.

결국 IL 적용 시점을 지난 3일이 아닌 8일까지만 소급할 수 있게 되면서 오타니는 빨라도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를 남겨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2주를 쉬더라도 오타니가 완전히 '100%' 상태로 돌아오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번 부상은 다저스의 오타니 관리 방식에도 숙제를 남겼다. 구단은 투타 겸업 풀시즌을 처음 관리하면서 오타니 자신의 몸 상태 판단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다. 하지만 선수들이 출전을 위해 부상을 축소해 말하는 야구계의 오랜 관행을 고려하면 구단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버츠 감독도 "그가 때때로 초인처럼 보이지만 초인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시즌을 고려한 출전량 관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이너리그의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호수에 데 파울라를 더블A에서 곧바로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리기로 했다. 21살인 데 파울라는 금요일인 11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치르는 다저스의 원정경기에서 지명타자를 맡아 MLB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타니에게 남은 가장 큰 과제는 포스트시즌이다. IL에서 돌아온 뒤 충분한 실전 적응 기간 없이 곧바로 플레이오프에 돌입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 역시 당장의 몇 경기를 더 뛰게 하는 것보다 오타니의 스윙을 악화시키지 않고 최대한 건강한 상태로 10월을 맞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에 경험한 것을 다음 시즌에 더 나아지기 위한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다저스 역시 이번 일을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다 향후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교훈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황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