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칠천피 왔는데” 5일간 무려 ‘16.8조’ 팔아치웠다…인버스까지 매수 [투자360]

코스피가 3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탈환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코스피가 7000선을 탈환하는 동안 개인은 5거래일간 16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사들이며 지수 하락에 베팅했다. 전문가들은 7000선 위로 개인 매수 물량이 두껍게 쌓여 있는 데다 7500선 이상에서는 외국인의 차익실현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3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6조8362억원 순매도했다. 지난 7일에는 하루 동안 6조8373억원어치 팔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562포인트에서 7051포인트로 7.45% 상승한 만큼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3570억원, 6조817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기타법인도 6조747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의 매도세는 반도체 ‘투톱’에 집중됐다.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6조3749억원, 7조9162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 순매도액은 총 14조2911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순매도액의 약 85%를 차지했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동시에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969억원, ‘KODEX 인버스’를 1567억원 순매수했다.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도 777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의 추가 상승보다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코스피가 장중 7000선을 회복한 뒤에도 종가 기준 안착에 여러 차례 실패하면서 개인의 경계심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에는 장중 7200선에 근접한 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폭을 줄였다.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마침내 7000포인트를 탈환했지만 매물대에 가로막혀 60일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장중 상승폭을 되돌리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의 대규모 차익실현 물량을 외국인과 기관이 얼마나 받아낼 수 있을지가 향후 지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칠천피’ 위로 개인 매수 물량이 두껍게 쌓여 있어 지수가 오를수록 매도 압력도 커질 수 있어서다.

iM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개인의 매수 물량은 7000~8500선에 집중됐다. 지수 구간별 누적 순매수 금액은 ▷7000~7500선 37조8000억원 ▷7500~8000선 60조4000억원 ▷8000~8500선 5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6500~7000포인트에서 거래한 투자자들은 이후 추가 하락을 경험했다”며 “지수가 다시 같은 가격대로 올라오면서 당시 매수분에서 손실을 줄이려는 매도가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고 짚었다.

강 연구원은 “격한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이탈한 개인의 투심을 돌려세우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펀더멘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의 유입 여력이 코스피의 회복력에 단기적으로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차익실현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7500포인트 이상에서는 조정 초반 매수에 나섰던 개인의 손실 폭이 줄어드는 동시에, 낮은 지수대에서 매수한 외국인도 수익을 실현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