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는 단단히 조치…선량한 농업인 처벌·단속 위한 조사 아냐”
고령농 휴경·상속농지 등 유연 적용…관행적 임대차 정상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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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농업인의 농지를 빼앗는다”고 주장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투기성 농지 소유는 엄격하게 조치하되 고령농의 휴경이나 상속농지, 관행적인 임대차처럼 현장과 법 사이에 괴리가 있는 사례는 일률적으로 처벌하지 않고 계도·양성화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송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비판했다. 장 대표는 “국민 집 빼앗더니 이제 농업인 농지까지 빼앗는다”며 “무분별한 농지 전수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올바른 농정 개혁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지를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고 임차농은 농지를 돌려달라고 할까 불안해한다면서 ‘경자유전(耕者有田)이 아니라 경자유죄(耕者有罪)’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제1야당 대표가 말한 게 있는데 나도 봤다”며 “대부분 시중에서 오해해서 떠들고 있는 얘기를 적었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을 다 읽어보면서 ‘이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리했다”며 “몇몇 시민단체와 농업단체, 민주당 차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자료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일이 이 자리에서 반박하지는 않겠지만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해 7월 말 기본조사를 마쳤다. 조사 대상은 전국 농지 136만헥타르(ha)다. 기본조사 결과 필지 기준 약 27%가 추가 확인이 필요한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농식품부는 오는 12월까지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청문 등을 거쳐 실제 위법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심층조사 대상으로 가장 많이 포착된 것은 불법 임대차 의심 사례다. 무단 휴경과 불법 전용, 소유 관련 위반 의심 사례 등도 포함됐다.
다만 심층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곧바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송 장관은 “무단 휴경 의심은 묵은 농지들인데 시골에서 고령이거나 농사가 어려운 상황에 묵어 있는 경우가 있다”며 “고령농이나 질병이 있으면 임대할 수 있어 위법한 것으로 취급되지 않는 사안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층조사 대상이기는 하지만 처벌과 단속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며 “투기와 선량한 농업인의 관행적인 행위, 법률상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부분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농지법을 현장 여건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령 농업인이 건강 문제로 농사를 짓기 어려워 휴경하거나 농지를 빌려주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상속농지도 개인 간 임대차나 농지은행 위탁 등을 활용하면 된다. 농식품부는 농지법상 불법 소지가 있어 보이더라도 현장 상황을 고려해 단속보다 자진 정비와 양성화, 계도를 우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영농 과정에서 비닐하우스 일부를 창고로 사용하거나 농지 전체를 활용하지 못한 경우에도 현장 여건을 고려해 일률적으로 원상복구 명령 등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농촌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구두 임대차는 서면계약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송 장관은 “대부분 시골에서는 구두로 임대차를 해왔는데 서면계약을 할 수 있도록 안내를 많이 했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서면계약 건수가 80% 늘어났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를 단순한 단속이 아니라 농지관리 체계를 다시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1996년 농지법 도입 이후 약 30년 동안 농지 소유·이용 실태를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송 장관은 “의미 있는 농지 소유·이용 실태 DB를 구축하고 농지법이 30년 경과하면서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은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라며 “일종의 투기로 볼 수 있는 것은 단단하게 조치하되 선량한 농업 종사자의 관행적인 법 위반이나 경미하게 수정할 부분은 처벌이나 단속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지적한 ‘농지를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다’는 문제에는 농지은행의 역할을 확대해 대응한다. 정부는 내년도 농지은행 관련 예산을 약 25% 늘렸으며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추가 확보도 추진한다.
송 장관은 “처분 대상 농지를 산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청년이나 농사에 진입하려는 분들에게 제대로 농지를 공급하기 위해 공공비축농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국회와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정부가 농지를 다 뺏어간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악의적으로 오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가 잘못 흘러가는 것 같다”며 “그런 게 아니고 현장과 법률이 괴리된 것을 현실에 맞게 교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다음 주부터 고령농 휴경과 상속농지, 임대차 등 사례별 안내를 강화하고 상담센터 운영도 검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