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사다하루, “장훈, 가슴 펴고 천국 가길” 깊은 애도

“마지막 작별인사 못 해 아쉬워”
“전방향 타구 기술은 나보다 위”
18세부터 친분…가족간에도 교류


지난 2009년 장훈 선생(오른쪽)이 시애틀 마리너스 소속 스즈키 이치로를 미 MLB 현장에서 만나 격려하고 덕담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일본의 세계적인 홈런타자 오 사다하루(86)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주식회사 이사회 회장이 오랜 벗이자 동료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 선생의 별세를 애도하고 영면을 기원했다.

오 회장은 “갑작스러운 일이다. 가끔 모습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몸이 좋지 않아도 느끼지는 못했다”며 갑작스런 비보에 놀란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10일 일본프로야구 명구회는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3085안타의 주인공 장훈 선생이 9일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알렸다. 소식을 접한 오 회장은 현지 인터뷰에서 오 “나와 같은 나이로 함께 열심히 뛰었다. 데뷔 첫해부터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며 장훈 선생의 선수 시절을 돌아봤다.

이어 “3000안타를 넘긴 선수는 그 한 명뿐이다. 그의 고집이라고 할까, 지기 싫어하는 강한 승부욕을 느꼈다”며 오랜 동료의 시선에서 장훈을 회상했다.

도에이에서 플라이어스에서 활약한 장훈은 1974년 개인 통산 7번째 타격왕에 오른 뒤 1975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를 통해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이후 오 사다하루와 함께 이른바 ‘OH포’를 구축했다. 1978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개인 통산 16번째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장훈은 현역 시절 타격왕 7회, 베스트나인 16회, 최우수선수(MVP) 1회 등의 화려한 경력을 남겼다. 통산 2752경기에 출전해 3085안타, 504홈런, 319도루, 타율 0.319, 장타율 0.534를 기록했다. 1990년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은퇴 후에는 야구 해설자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장훈 선생이 1980년 일본 롯데 오리온스(현 롯데 지바 마린스)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 타격을 하는 모습. [AFP]


오 회장은 선수 시절 장훈의 타격 기술에 대해서도 회고했다. 그는 “나는 당겨 치는 타자였지만 그는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 타자였다. 기술적으로는 나보다 어려운 타격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공을 배트 면으로 받아 그대로 되돌려 보내는 듯한 타격이었다. 무엇보다 타격왕을 7번이나 차지했다. 그리고 3000안타라는 기록이 빛나고 있다”고 돌아봤다.

인간 장훈과 오 사다하루는 동갑내기 팀 동료 이상의 가까운 친분을 이어온 사이다. 장훈은 생전 “18세 때부터 알고 지냈다. 교제가 매우 깊고 오래됐다”고 말한 바 있다. 젊은 시절 자주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했고, 나이가 들어서는 단골이던 긴자의 바도 같이 다녔다고 알려졌다. 현지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가족끼리도 교류하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 회장은 장훈의 방송 활동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TV에서도 오랫동안 활약했다. 그것도 인기가 많았다.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말도 그는 했다”며 “그렇게 오랜 세월 TV 프로그램의 간판 역할을 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나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장훈은 은퇴 후에는 일본 민영방송 TBS에서 1982년부터 2006년까지 20년 넘게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또 같은 방송사의 시사·스포츠 프로그램인 ‘선데이 모닝’에 1999년부터 2021년까지 역시 20년 넘게 고정 패널로 출연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하며 독설가로 인기를 끌었다.

오 회장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가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천국으로 갔으면 한다”고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

장훈 선생과 오랜 친분을 나눈 오 사다하루(왕정치)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주식회사 이사회 회장/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