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구로 27타자 완벽 제압…8K·무안타·무볼넷
최고 구속 91.2마일로 일궈낸 '완벽한 밤'
![토마스 파노니.32살 나이에 최고구속 92마일에도 못미치지만 마이너리그 사상 9년만에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MLB.COM]](https://www.heraldk.com//cms/2026/09/09/www/2026090905023773937.jpg)
토마스 파노니.32살 나이에 최고구속 92마일에도 못미치지만 마이너리그 사상 9년만에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MLB.COM]
마이너리그에서 9년 만에 퍼펙트게임이 나왔다.
밀워키 브루어스가 2024년 영입한 좌완 토마스 파노니(32)가 노동절인 지난 7일(이하 미국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더럼 불스 애슬레틱 파크에서 열린 트리플A 내슈빌 사운즈와 더럼 불스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내슈빌은 그의 완벽투를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파노니는 포수 라몬 로드리게스와 호흡을 맞춰 94개의 공을 던졌으며, 이 가운데 61개가 스트라이크였다. 탈삼진은 8개였다.
마이너리그에서 한 투수가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타일러 말리가 4월 22일 더블A 펜사콜라에서, 도메닉 마자가 사흘 뒤 클래스A 오거스타에서 각각 퍼펙트게임을 작성했다.
내슈빌 구단 역사에서도 세 번째다. 존 와스딘이 2003년 4월 7일, 매니 파라가 2007년 6월 25일 각각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 내슈빌은 피츠버그 파이리츠 산하 팀이었다.
1884년부터 이어져 온 인터내셔널리그에서도 파노니는 역대 다섯 번째 퍼펙트게임 투수가 됐다. 앞선 기록은 1910년 쳇 카마이클(버펄로), 2000년 토모 오카(포터킷), 2003년 브론슨 아로요(포터킷), 2011년 저스틴 저마노(콜럼버스)가 작성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퍼펙트게임은 지금까지 24차례뿐이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23년 뉴욕 양키스의 도밍고 헤르만이 세웠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파노니의 구속이다. 이날 그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1.2마일에 그쳤다.
파노니는 "요즘 야구는 구위와 구속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공을 제대로 던지고, 타자보다 앞선 카운트를 만들고, 계속 유리한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구속을 변화시키면서 공을 제구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파노니가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순간 동료들이 마운드로 몰려들어 축하세례를 퍼붓고 있다.[MLB.TV캡처]](https://www.heraldk.com//cms/2026/09/09/www/2026090905070259363.jpg)
파노니가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순간 동료들이 마운드로 몰려들어 축하세례를 퍼붓고 있다.[MLB.TV캡처]
● "5회부터 퍼펙트게임 의식"
파노니는 경기 중반부터 자신이 퍼펙트게임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마이너리그 복귀 후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한 번도 4회를 넘기지 못했던 그는 이날 5회가 되면서 실점과 안타, 볼넷, 실책에 의한 출루가 모두 없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다른 무엇보다 즐거웠다"고 그는 말했다.
노동절이었던 이날은 평소 마이너리그 경기 일정과 달리 월요일에도 경기가 열렸다. 공교롭게도 내슈빌의 리크 스위트 감독의 생일이기도 했다.
파노니는 "하나님이 내 편에 계신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강력한 힘을 느꼈고, 나 역시 그것을 믿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9회에는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26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한 파노니는 27번째 타자 호머 부시 주니어를 상대해 3볼 노스트라이크까지 몰렸다.
그는 "머릿속으로 '이 선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너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파노니는 시속 86.9마일의 패스트볼을 한가운데로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바깥쪽 코너에 싱커를 정확하게 꽂았고, 부시 주니어의 타구는 유격수 앞 땅볼이 됐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면서 27타자 연속 범타라는 퍼펙트게임이 완성됐다.
동료들이 마운드로 몰려가 파노니를 격렬하게 축하했다.관중석에선 진기록의 순간을 셀폰에 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경기 후 더럼 구장 관리팀은 마운드 주변의 흙을 파내 파노니가 밟았던 투수판을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동료들과는 늦은 밤까지 대기록을 축하했다.
"정말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파노니의 소감은 짧지만 이날의 감정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파노니의 퍼펙트게임을 알리고 있는 내쉬빌 사운즈의 공식 SNS계정
●메이저리그와 KIA까지 거친 긴 여정
2013년 드래프트 9라운드에서 클리블랜드에 지명된 파노니는 2018년 8월 10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LA 에인절스, 보스턴 레드삭스, 밀워키 산하 마이너리그를 거쳤고, 2023년에는 밀워키에서 빅리그 경기에 한 차례 등판했다.
한국에서도 뛰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다.
2024년에는 컵스와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었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왼쪽 팔뚝 굴근건 파열로 2025년 시즌 전체를 쉬기도 했다.
밀워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올 시즌 7월 29일에는 빅리그로 승격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무려 7년 만에 메이저리그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3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 3안타를 맞고 3실점하고 강판 당했다. 이틀 뒤 지명대기선수가 돼 다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파노니는 "공을 잡을 때마다,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해내는 것이 정말 멋진 일"이라며 "32세에 퍼펙트게임을 던졌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놀랍다. 소리 내서 말하는 것조차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구속 91.2마일의 패스트볼로 27명의 타자를 모두 돌려세운 파노니.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과 부상, 방출과 재기를 거친 저니맨에게 이날 밤은 말 그대로 '완벽' 그 자체였다. 황덕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