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가입’ 제외 모든 방안 검토”
카니 총리 “방향 전환엔 비용 들어…가만히 있는 것보단 적어”
8월 대비 11%p 오른 62%…캐나다인 73%, ‘대미 강경론’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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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일(현지시간) 오타와에 있는 총리실 및 추밀원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의 압박에 보복 관세로 맞선 캐나다가 유럽연합(EU)과 무역부터 안보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 관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 대해 관세전쟁을 선포한 이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지지율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조만간 관련 구상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오는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는 연례 국정연설에서 관련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 총리는 이 연설에 참석한 뒤 이튿날 유럽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캐나다 정부가 EU와의 관계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EU 가입을 제외한 거의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특히 국방, 우주 탐사, 과학 연구 등 이른바 ‘전략적 역량’ 분야의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무역과 안보, 공급망, 핵심 원자재 등 관계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캐나다는 지난해 EU 역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1500억유로(한화 약 234조원) 규모의 EU 군사조달기금에 참여했다. 이번 협력 강화 움직임은 미국과 캐나다가 최근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갈등을 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캐나다는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276억캐나다달러(미화 약 2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최대 50%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미국과의 경제적 연계를 줄이는 데 비용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방향을 전환하고 번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며 “그 전환에는 비용이 따르지만 그 비용은 가만히 있을 때 치르는 비용에는 훨씬 못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강경 대응에 카니 총리의 지지율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 리드(ARI)가 이날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캐나다인 62%가 카니 총리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대비 11%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 직후 기록한 역대 최고치 63%에 바짝 다가섰다.
당시 카니 총리는 중견국들이 ‘강대국의 전횡’에 맞서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바 있다.
카니 총리의 지지율은 서스캐처원주(州)를 제외한 캐나다 대부분의 주에서 과반을 기록하며 초당적인 호응을 얻었다.
총리에 대한 지지와는 별개로,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자국의 협상력에 대해서는 불안감도 여전했다. ‘캐나다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응답자는 31%에 그쳤고, ‘불리하다’는 응답이 34%로 더 많았다. 양국이 대등한 수준이라고 본 응답자는 22%로 집계됐다.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미국의 강압적인 양보 요구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은 무역전쟁 발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73%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악화하더라도, 어려운 양보는 거부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택했다. 향후 무역 협상에서 캐나다가 유연한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개인적·경제적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도 뚜렷했다. 식료품·의류 등으로 가계 비용이 10∼20%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도 응답자의 60%는 캐나다가 기존 협상 전략을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시점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41%가 ‘미국 중간선거(11월) 이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답변, 즉각적인 복귀(26%)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ARI가 지난 3∼4일 캐나다 전역의 성인 남녀 149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