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새벽 도로불법점거 700명…경찰 현장급습 66명 체포

570건 위반티켓 발부·차량 200대 압수

노동절 연휴가 시작된 토요일인 5일 새벽 로스앤젤레스(LA) 하버 게이트웨이 지역에서 7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거리 불법점거(스트릿 테이크오버) 현장에 경찰이 기습적으로 투입돼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LA경찰국(LAPD)은 이날 오전 다운타운 남쪽 피게로아 스트릿과 웨스트 알론드라 불러바드 교차로 일대에서 150여명의 경찰을 투입, 66명을 불법 거리경주 또는 도로 불법점거 가담·방조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3명이 추가 체포됐다.

단속 과정에서 경찰은 570건의 교통 위반 관련 티켓을 발부했다. 이 가운데 442건은 불법 속도경주 또는 과속 시범을 구경한 혐의로 발부됐으며, 미성년자들에게도 통행금지 위반으로 128건의 티켓이 발부됐다. 또 현장에서 차량 약 200대가 압수·견인됐으며 총기 7정도 압수됐다.

LA다운타운 남쪽 하버 게이트웨이 인근 도로를 불법 점거한 현장을 경찰이 단속하고 있다.[OnScene.TV화면 캡처]


LA다운타운 남쪽 하버 게이트웨이 인근 도로를 불법 점거한 현장을 경찰이 단속하고 있다.[OnScene.TV화면 캡처]

▶도심 한복판이 '자동차 난투극'으로

이날 현장은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팀 맥오스커 LA시의원은 일부 구간에서 운전자들이 체포를 피하려고 다른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마치 '자동차 철거 경기(demolition derby)' 같은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인근 주택의 보안카메라에는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는 동안 젊은이들이 주택가를 가로질러 달아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부는 담장과 울타리를 뛰어넘어 주민들의 뒷마당으로 숨어들기도 했다.

차량 한 대에서는 화재까지 발생해 참가자들과 경찰관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아산화질소(Nitrous Oxide) 캔도 발견됐다. 아산화질소는 흡입하면 일시적으로 환각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자동차에서는 엔진 출력을 순간적으로 높이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드론으로 위치 추적…새벽 2시부터 작전

경찰은 이날 새벽 2시께부터 작전에 들어갔다.

경찰은 사전에 수집한 정보와 전략적인 분석, 드론 기술 등을 활용해 LA 곳곳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4개의 도로점거 장소를 미리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단속의 중심지가 된 곳이 피게로아와 알론드라 교차로였다.

맥오스커 시의원은 이 지역에서 특히 여름철 주말마다 도로점거가 반복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곳에는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함께 밀집해 있다"며 "주민들은 반복되는 도로점거 때문에 사실상 공포에 시달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과 평범하게 생활하고, 규칙을 지키며, 출근을 앞두고 잠을 자려는 주민들에게 이런 행위는 모욕적이고 참기 힘든 일"이라고 비판했다.

▶ "이건 재미가 아니라 범죄"

짐 맥도넬 LAPD국장은 이번 단속이 일회성 작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전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불법 도로점거 계획에 대한 정보 수집과 단속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도로점거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연령이 11세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장에서 발견되는 차량 가운데는 도난 차량 뿐 아니라 렌터카, 부모 소유 차량 등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넬 국장은 부모들에게 자녀들의 행방을 확인할 것을 당부하면서 "이것은 무해한 놀이가 아니다. 범죄 행위"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이어 "단 한 번의 무모한 결정이 자녀의 인생을 망가뜨리거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전에는 LAPD 외에도 LA카운티 셰리프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 4명이 합류했다. 경찰은 HSI 요원들이 이번 작전에서 경찰관에 대한 폭행 여부 등을 감시하기 위해 지원했으며, "이민 단속을 위한 투입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