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정신증 형사책임 여부 놓고 검찰·변호인 공방
배심원 만장일치 실패, 검찰 재심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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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린지 클랜시가 플리머스 고등법원에 출석한 모습.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미국에서 어린 세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이 6주간 재판을 받았지만 유·무죄 판단 없이 재판이 끝났다. 범행 당시 여성이 심각한 ‘산후정신증’을 앓았던 만큼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지만, 배심원단은 7일간 논의하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법원은 세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린지 클랜시(36) 씨에 대해 ‘심리 무효’를 선언했다.
여성 9명과 남성 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7일간 평의를 진행했지만 만장일치 평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배심원단은 재판부에 “만장일치 결정에 이를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랜시는 지난 2023년 1월 매사추세츠주 덕스버리 자택에서 당시 5세·3세·생후 8개월이었던 세 자녀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의 핵심은 클랜시가 범행 당시 자기 행동을 이해하거나 통제할 능력이 있었는지였다. 산후정신증은 출산 후 드물게 발생하는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환각이나 환청 등을 동반할 수 있다.
검찰은 클랜시가 남편에게 아이의 약과 저녁 식사를 사 오도록 해 집을 비우게 한 뒤 범행했다며 계획적인 살인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막내 출산 이후 정신건강이 급격히 악화했고 범행 당시 아이들을 죽이라는 남성의 목소리를 듣는 등 정신병적 상태였다고 맞섰다.
양측은 약 6주 동안 의료 전문가들을 법정에 세워 클랜시의 당시 정신상태와 형사책임 능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결국 배심원단의 의견은 끝내 하나로 모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새로운 배심원단을 구성해 다시 재판할지 결정해야 한다. 검찰은 재심 여부를 당장 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은 미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재판 기간 산후 우울과 불안 등을 경험한 여성 수백명이 법원 앞에서 “그녀에게는 도움이 필요했다”는 문구를 들고 클랜시를 지지하기도 했다. 클랜시의 전 남편 패트릭 클랜시 역시 전처를 용서했으며 범행이 정신질환에서 비롯됐다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TV에 너무 많이 나와서 안 지켜보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며 “그녀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클랜시가 정신병원이나 감옥 혹은 그 무언가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