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의 기적’ 네팔 대홍수 생존자 “다른 사람들 대피 돕다 갇혀”

“근처 갇힌 서너명과 말·소리로 소통”
또 다른 생존자 아내 “남편, 두 번째 삶 얻어”

네팔 누와코트의 한 군 기지에서 구조대가 4일(현지시간) 어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구조된 생존자를 카트만두로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네팔 대홍수 발생 9일 만인 4일(현지시간)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2명이 극적으로 구조된 가운데 생존자는 다른 사람의 대피를 돕다 갇히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구조자의 아내는 남편이 두 번째 삶을 얻게 됐다며 구조대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북부 바그마티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가장 먼저 구조된 이 발전소 기계반장 산제이 사씨는 구조된 뒤 네팔군 의료진에게 “다른 사람들을 대피시키려다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제어실에서 일하고 있었고 내 책임은 모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수가 발전소를 덮치자 모두에게 뛰쳐나가라고 소리쳤다. 그러는 동안 나는 시간을 허비했고 결국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구조될 때까지 터널 안에서 힌두교 주문(만트라)을 외우면서 견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내서 소통할 수 있었던 사람은 근처에 서너 명뿐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모두가 탈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터널이 아주 길다”며 “발전소 주변과 터널 깊숙한 곳에 더 많은 사람이 갇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씨에 이어 이날 구조된 이 발전소 기계 감독관 카비르 마하르잔씨의 아내인 히라 쇼바씨는 “남편이 두 번째 삶을 얻었다”며 그를 찾아낸 구조대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쇼바씨는 현지 TV 인터뷰에서 대홍수 발생 직전인 지난달 26일 오전 남편과 통화한 것을 마지막으로 지난 9일 동안 그의 행방을 접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그 나날을 견디는 게 너무 힘들었다. 우리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못 잤다”면서 남편의 실종 이후 자신과 가족이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목숨을 걸고 그(남편)를 구했다. 전체 구조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네팔 총리실 등에 따르면 사씨의 건강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는 마하르잔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한편 이들이 구조된 트리슐리 3A는 실종 한국인 직원 9명이 근무하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의 트리슐리강 하류에 있는 발전소로 두 곳은 서로 약 6㎞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