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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문이림] 정부가 일정 재무요건을 갖춘 기업의 경우 시가총액에 미달하더라도,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이전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국내 증시 전반에 걸친 투자 위축 여파로 자칫 흑자를 내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까지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현실적 한계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상폐 시총 기준 추가 상향 역시 6개월 유예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4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폐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개정 규정에 따라 상장유지 시총 기준은 7월 1일부터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됐다. 내년 1월에는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한 차례 더 상향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30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에 미달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상폐되는 수순이다.
다만, 시장 여건이 달라지자 이를 완화하기로 했다. 한때 1200선을 돌파했던 코스닥지수는 최근 800선대까지 밀렸고, 코스닥 기업들의 시총이 대거 쪼그라들며 기준 미달 기업이 급증했다.
우선 일정 재무요건을 갖춘 기업은 정리매매 절차를 거치지 않고 코넥스로 이전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정리매매는 상폐가 결정된 종목을 투자자들이 마지막으로 사고팔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거래를 허용하는 절차다.
코넥스는 코스피·코스닥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주식시장이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이 정리매매 대신 코넥스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해 상폐에 따른 충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시총 기준 추가 상향도 내년 7월로 6개월 유예한다. 시장이 회복되는 데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퇴출 기로에 놓인 기업들은 이번 발표에 안도하면서도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재무요건 기준을 밝히지 않은 점, 코넥스에서 다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등에 대해 아쉬움을 호소했다. 실제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한건도 없다.
한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내년 시총 상향이 유예된 점은 다행이지만 아쉬움은 남는다”며 “코넥스로 이전한 기업이 다시 코스닥으로 돌아오려면 재상장 절차를 밟아야 하는 데다 코넥스는 거래량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흑자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개선 기회를 주거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한 뒤 이를 이행하지 못했을 때 상폐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코스닥은 1·2부 승강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는데 시총 기준에 미달한 기업은 다시 코넥스로 이전하는 구조까지 더해지면 시장 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해진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