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원·농어촌희망재단 통합엔 법 개정·법인 해산·예산 등 과제 산적
해수부, 연내 ‘항만공사 설립 추진단’ 구성…구체적인 통합 로드맵 마련
![]() |
| 한성숙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한성숙 국무총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정부가 대규모 공공기관 통폐합에 나서면서 대상 기관들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통폐합 기관 직원의 고용승계와 기존 처우 보장을 원칙으로 내걸었지만, 현장에서는 조직 개편 일정과 예산·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는 반응이다. 서로 다른 기관이 하나가 되면서 발생할 보수체계 차이도 향후 내부 갈등의 불씨로 꼽힌다.
4일 관계부처와 해당 기관들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전체 공공기관 109개를 감축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에서는 3개, 해양수산부 산하에서는 11개 기관이 통폐합 등을 통해 줄어든다. 정부는 통폐합 기관의 임원을 제외한 직원에 대해서는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폐합 전후 처우가 떨어지지 않도록 보수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농식품부에서는 축산물품질평가원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축산환경관리원을 합쳐 가칭 ‘한국축산진흥공사’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세 기관의 정원은 각각 502명, 1286명, 57명으로 모두 1845명에 달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는 한국농어촌희망재단이 통합된다.
통합 대상 기관들은 정부 방침에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당장 기대보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큰 분위기다. 농식품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어 직원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통합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소통하고 직원들의 처우도 잘 챙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기관을 하나로 합치기까지는 상당한 절차가 남아 있다. 관련 법률 제·개정과 노동조합 협의가 필요하고 기관별 여건에 따른 조정도 거쳐야 한다. 정부 역시 각 부처가 기관별 기능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한 법률 제·개정과 노정 협의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 |
|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공공기관 기능개혁, 지방이전 밀실추진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농어촌희망재단을 흡수하는 농정원도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농식품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희망재단의 인력과 예산 등 상황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통합 시기나 이전, 예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희망재단은 기부금 업무를 수행하는 공익법인이어서 관련 법 개정과 법인 해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농정원도 관련 지정과 제도·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별도의 인력과 예산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기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정원은 사무공간에도 여유가 없어 통합 과정에서 공간과 운영비 문제까지 풀어야 한다.
보수체계도 민감한 문제다. 통합 전 기관별로 다른 임금 수준을 하나의 조직 안에서 어떻게 조정할지가 관건이다.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통합되면 서로 직급별 세부적인 처우 수준을 알게 될 텐데, 차이가 발생할 경우 내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보수 수준을 맞추려면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한 만큼 실제 조정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수부에서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를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여수광양항만관리와 울산항만관리, 부산항보안공사, 인천항보안공사, 여수엑스포관리 등 5개사도 가칭 ‘한국항만보안시설공단’으로 합친다. 국립울진해양과학관·국립인천해양박물관·국립해양박물관은 가칭 ‘한국해양문화진흥원’으로 통합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에 각각 통합된다.
해수부는 우선 항만공사 통합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항만공사 통합은 정부의 종합적인 검토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올해 중으로 ‘항만공사 설립 추진단’을 구성해 구체적인 통합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