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키우는 美 유통 공룡들 “단순 유행 아닙니다”

이달 론칭 美600여개 ‘타깃 뷰티 스튜디오’
어뮤즈·롬앤 등 K-뷰티 브랜드 다수 올라
얼타뷰티도 ‘단독 판매’ 라인업 확대 기조
올영 맞손 세포라, 580개 매장에 전용 매대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K-뷰티가 패스트 패션이라는 널리 퍼진 인식을 바로잡겠다.” (케시아 스틸먼 얼타뷰티 최고경영자)

미국의 주요 유통·뷰티 플랫폼들이 K-뷰티 매대를 앞다퉈 늘리고 있다. K-뷰티 성장세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K-뷰티 브랜드 단독 유치 전략에도 적극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유통사 중 한 곳인 타깃(Target)은 이달부터 전국 600여개 매장에 ‘타깃 뷰티 스튜디오’를 연다. 현지 대형 뷰티 플랫폼인 얼타뷰티와 협력이 종료되면서 올해 들어 본격화한 뷰티 강화 전략의 연장선이다.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 건 K-뷰티다. 90여개 브랜드 라인업에 어뮤즈, 롬앤, 아로마티카, 닥터멜락신, 이퀄베리, 카자, 성분에디터 등 다수의 K-뷰티 브랜드가 포함됐다.

카라 실베스터 타깃 최고상품기획자(CMO)는 최근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며 “뷰티 스튜디오는 단순히 새로운 상품을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몰입형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깃은 뷰티 스튜디오 론칭에 앞서 뷰티 어드바이저 등 전문 인력을 뽑아 교육도 마쳤다.

미국 대형 뷰티 플랫폼인 얼타뷰티도 K-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케시아 스틸먼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K-뷰티 매출은 당사의 K-뷰티 제품군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화시켰다”며 단독 판매 브랜드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K-뷰티가 패스트패션이라는 널리 퍼진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얼타뷰티의 K-뷰티 라인업에는 터멜락신, 넘버즈인, 닥터리쥬올, 클리어디, 센텔리안24가 추가됐다. 메디큐브, 아누아, 피치앤릴리는 프리미엄 및 대중 스킨케어 부문에서 성장한 국내 브랜드로 언급됐다. 얼타뷰티는 미국 내 1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8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세포라 타임스퀘어 플래그십 스토어에 ‘올리브영 K-뷰티 에딧’ 매대가 들어섰다. 미국 내 580여개 세포라 매장에 설치된 해당 매대에서는 올리브영이 엄선한 K-뷰티 브랜드들을 선보인다. [CJ뉴스룸 홈페이지]


세포라는 지난달 20일 ‘올리브영 K-뷰티 에딧’을 공식 론칭했다. 미국 내 580여개 매장에 별도의 매대가 들어섰고, 온라인몰에도 전문관이 생겼다. 매년 2회에 걸쳐 올리브영이 엄선한 K-뷰티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다. 첫 주자로는 리쥬란, 마녀공장, 메노킨 등 19개 브랜드의 150여개 제품이 선정됐다.

세포라는 연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내 매장에도 올리브영 K-뷰티 에딧을 도입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캐나다, 호주, 영국, 중동 지역 매장에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유통·뷰티 업체들이 K-뷰티 매대를 늘리는 이유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층을 신규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현지 뷰티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를 위한 단독 입점 전략에도 적극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그 브랜드만의 특징이 무엇이냐’, ‘다른 브랜드 제품과 어떻게 다르냐’를 묻는 미국 바이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타깃의 뷰티 사업 확대를 다룬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주요 리테일러들이 K-인디뷰티를 독립적인 성장 카테고리로 인정하고 있다는 산업적 시그널로 이해된다”며 “아마존 중심의 온라인 성장에서 2026년부터 타깃, 얼타 등 대형 리테일러를 통한 오프라인 침투가 본격화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K-뷰티 업체들의 마케팅 비용도 늘고 있다. 해외 오프라인 매장 입점 등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 영향이다. 미국 월마트와 타깃, 얼타뷰티 등 다수 매장에 입점한 메디큐브를 보유한 에이피알은 올해 상반기 2871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썼다. 전년 동기 993억원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매출액 대비 비율은 17%에서 21%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