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지 정책 수도권서 해야”…금융당국 ‘서울 잔류’ 총력전

금감원 1679명 탄원…인력 이탈 우려
금융위 “결론 빨리 내달라” 내부 불만
금융노조 총파업, 지방이전 저지 가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서울 잔류’ 총력전에 들어간다. 정부가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의 최종 대상을 오는 4분기 확정하기로 한 가운데 금융중심지 기능과 업무 효율성, 전문인력 이탈에 따른 정책·감독 역량 저하 등을 근거로 수도권 잔류 필요성을 적극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금융기관 지방이전 저지를 핵심 의제로 내세우며 총파업에 나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2시 지방이전에 대한 우려를 담은 직원 탄원서를 정부에 전달한다. 탄원서에는 금감원 직원 1679명이 서명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지방이전으로 전문인력이 이탈할 경우 감독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전날 정부의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 브리핑을 실시간으로 시청한 직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의 한 직원은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지방이전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당장 많은 직원들이 퇴사할 텐데 그에 따른 금융감독 부실은 누가 떠안게 되겠는가”라고 토로했다.

다만 금융위와 금감원의 서울 잔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금융위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며, 금감원을 포함한 수도권 공공기관의 이전 대상도 올 4분기 중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이전 여부가 4분기까지 확정되지 않으면서 피로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의 한 직원은 “결국은 4분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아닌가. 이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여전히 심란한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고, 또 다른 직원은 “벌써 몇 개월째 이렇게 시간이 끌리는지 모르겠다”며 “당장 올해 전세대출이 만기인데 하루라도 빨리 결론이 나와야 앞으로 어떻게 할지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반발은 금융권 노동계로도 번지고 있다. 금융노조는 금융위·금감원 등 금융당국과 지방이전 반대를 위한 공동 대응 및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연초부터 ‘지방이전 저지 TFT’를 가동해온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열린 총파업에서도 금융기관 지방이전 저지를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금융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충분한 검증과 당사자 협의 없는 금융기관 지방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역설했다.

금융정책·감독기관과 금융회사가 서로 다른 지역으로 흩어질 경우 금융회사들이 정책·감독기관을 찾아 이동하고, 감독기관도 검사·감독을 위해 다시 서울 등을 오가야 해 업무 비효율과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2차 이전에 앞서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와 정주 여건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의료·교육 등 생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가족은 수도권에 남겨둔 채 직원만 이전 지역에서 생활하거나 주말마다 수도권을 오가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기존 이전 정책의 실제 정착 효과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혜림·서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