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에도 반도체 중심 확대돼
年4500억달러 흑자 관건은 반도체
환율보다 반도체 초과수요 영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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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4일 오전 ‘2026년 7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유혜림 기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수출 호조세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경상수지도 ‘역대급’ 실적으로 출발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경상수지 흑자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이 전망한 ‘4500억달러’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4일 오전 ‘2026년 7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보통 7월은 전월보다 수출과 상품수지가 다소 줄어드는 경우가 잦다. 수출기업이 상반기 실적 관리를 위해 6월 수출에 집중한 기저효과와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객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2개월 연속 1000억달러를 상회하고 해외 자회사 배당이 본원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전년 동월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출 증가세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업종이 주도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7월 수출액 988억9000만달러 중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달러로 약 41.5%를 차지했다.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반도체 탑재 가능성, 중국의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발표 등에도 고정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8월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유 부장은 “7월보다 무역수지가 좋아진 걸로 봐서 8월에는 개선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8월 수출액은 982억5000만달러로 역대 1·2위를 기록한 6·7월(1020억·990억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역대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무역수지는 347억달러 흑자로 7월(304억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더 커졌다.
7월 경상수지가 연이어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앞서 한은이 전망한 ‘연간 4500억달러’ 흑자 달성 가능성도 더 커졌다. 지난달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흑자 전망치를 직전 전망치(2500억달러)보다 2000억달러 높인 4500억달러로 제시했다. 하반기 흑자 규모는 지난해 연간 전체 흑자(1231억달러)보다도 두 배 넘게 큰 2590억달러로 전망했다. 단순 계산하면 나머지 5달 동안 평균 433억8000만달러 수준의 흑자를 내면 연 450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부장은 “앞으로 5개월 동안 월 430억달러 내외 경상수지 흑자 이뤄지면 예상 전망치를 달성할 것”이라며 “앞으로 관건은 반도체 경기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경상수지 국제 비교를 해보면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작년만 해도 중국, 독일 대만, 등이 앞섰는데 상반기 기준 독일과 일본, 대만 등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7월부터 떨어지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경상수지 흑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한은은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 하락은 경상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환율 하락은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한국 판매 가격이 그대로더라도, 환율이 떨어지면 미국에서 달러로 표시되는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수출이 줄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드는 식이다.
원/달러 환율은 7월부터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환율(주간종가 기준)은 7월 2일 1555.8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5일(1568원)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계속 떨어지며 지난달 31일 약 13개월 만에 1360원대로 떨어졌다. 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50원대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장중 1350원대를 기록했던 것은 지난해 7월 4일(1358.2원)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유 부장은 “환율 하락은 이론적으로는 경상수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최근 상품수출 증가는 반도체 등이 주도하고 있고, 반도체 AI 투자에 따른 기조적 수요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고 수요와 공급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재점화된 상황이 경상수지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유 부장은 “중동전쟁 상황은 원자재 수입 측면에서 에너지 가격의 영향이 클 텐데 최근 대체수입이나 우회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반도체 부분에 비해서는 미미할 것”이라며 “중동향(向) 수출도 많지 않기 때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