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사람이다...타격 슬럼프 빠져 '허우적'

2일 세인트루이스 경기서 무안타 4삼진

로버츠 감독 "휴식 줘야할 지 진지하게 고민"

쇼헤이 오타니가 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치른 LA다저스의 홈경기에서 삼진을 당한 뒤 허탈한 몸짓으로 돌아나오고 있다.[AP=연합]

투타 겸업의 한계에 도달한 것일까.

오른쪽 이두근 통증 후유증으로 투수 역할을 쉬고 있는 LA다저스의 수퍼스타 쇼헤이 오타니가 타자로서도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급기야 그를 라인업에서 빼고 휴식을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판이다.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최근 타격 부진과 부상 우려가 겹친 오타니 쇼헤이에 대한 휴식 부여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2일(미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치른 경기를 연장 10회 8-6으로 역전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누구나 다 봤던 그 장면을 나도 봤다"며 "우리가 익히 보아온 오타니의 스윙이 아니었다. 최상의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침묵했다. 올 시즌 한 경기 4삼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신체적 이상 신호가 없다고 밝혔던 로버츠 감독도 이날 경기를 기점으로 생각이 바뀐 모습이다. 왼쪽 무릎과 오른쪽 이두근에 잔부상을 안고 있는 오타니는 타율이 0.279까지 떨어진 상태다.

투수로는 지난 7월 3일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그라운드에 설 수만 있다면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다. 그 투지는 존중하지만, 지금처럼 눈에 띄게 힘겨워하는 모습이라면 팀과 선수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3일 트레이너들과 오타니 본인을 만나 신체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휴식일을 줄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부상자 명단(IL) 등재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오타니의 올 시즌 잔여 경기 마운드 복귀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지난주 불펜 피칭을 소화했으나 아직 다음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오타니가 타자로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면, 그가 마운드에 복귀할 가능성은 훨씬 더 낮아보인다. 오타니는 8월 17일 콜로라도에서 열린 경기 이후 미디어와 접촉을 피하고 있다.

오타니는 7월 3일 이후 등판하지 못한 주된 원인인 왼쪽 무릎 통증을 비롯해 수많은 신체적 문제를 겪어왔다. 그의 오른쪽 팔 이두근 통증은 타자로 활동할 때부터 시작돼 이후 투수로 나설 때도 영향을 미쳤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8월 28일 오타니가 불펜 투구를 했을 당시 그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고 말해 투수로 복귀할 시기가 불투명해졌음을 시사했다.

오타니의 타격슬럼프는 공교롭게도 그가 8월 8일 투구 훈련을 재개한 이후 악화됐다. 그 기간 타율 0.204(93타수 19안타), OPS 0.704를 기록하고 무려 32개의 삼진을 당했다.다저스는 같은 기간 23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득점이 4점에도 못미치는 공격력 부진에 빠져 어렵게 시즌을 운영하고 있다.

톱타자인 오타니의 타격 슬럼프가 팀 전체의 전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로버츠 감독은 투구 재개 여부에 대해 "아직 다음 단계를 가늠할 수 없다"면서 올 시즌 투수 복귀 무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려 있는 옵션"이라고 시인했다.다만 투수가 아닌 외야수 전향이나 구원 투수 기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몸상태를 면밀히 점검한 뒤 휴식을 포함한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황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