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도 반도체 표적 관세로 압박
정부 “아직 미확정, 긴밀히 논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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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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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만들지 않으면 관세 각오하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기반으로 한 경제적 성과를 과시하고 이를 선거용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동맹국과 체결한 대미투자 합의는 ‘전가의 보도’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에서 3500억달러, 일본에서 5500억달러, 대만에서 5000억달러의 투자를 확보한 미국은 실제 합의하지 않은 프로젝트까지 투자를 강조하며 노골적인 압박을 이어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2일 반도체 표적관세를 예고하며 한국에 대미 투자를 거듭 압박했다. 그는 이날 경제매체 CNBC 방송과 인터뷰하며 “기본적으로 ‘여기(미국)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생산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가(관세)를 치를 각오를 해라’는 정책”이라고 반도체 관세를 설명했다.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가 ‘고강도’일 것이며,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 투자와 관세를 연계하는 구조라는 보도에 대해 러트닉 장관은 “정확히 맞다”고 확인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 대상을 반도체뿐 아니라 노트북,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완제품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 보도했다. 국가별 관세율과 쿼터를 설정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그는 대만의 반도체 제조사 TSMC가 애리조나에 265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을 들어, 관세로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방침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내 생각에는 (대만 정부가) 다음 주에 미국에 대한 추가적인 200억~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대만에 속도감 있는 대미 투자를 요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같은 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반도체 관세에 대해 사회자가 “SK나 삼성 입장에서 보면 경고를 받은 셈(on notice)이다”라고 지적하자 “경고를 받은 셈”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들은 이곳에 공장을 지을 것이고, 지을 필요가 있다. 그들이 이곳에 공장을 짓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7월 마이크론의 뉴욕 메모리팹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데려와 공장을 짓게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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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바베큐 행사를 하면서 연설하고 있다. [UPI] |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한국과 일본을 거론하며 투자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알래스카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공화당 후보 지원 방안을 언급하다가 “일본과 한국이 있다. 이 모든 사람이 연료를 싣고, 석유를 싣고,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그 밖의 모든 일을 하기 위해 알래스카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월 20일 미국과 두 나라의 무역 합의를 소개하면서 발표한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재차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약 1300여㎞의 가스관을 신설해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운반해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 대미투자 논의의 진척 상황과 관계없이, 한·일의 대미 투자금이 이 프로젝트에 투입될 가능성을 줄곧 거론해왔다. 압박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알래스카 LNG에 대한 미측의 높은 관심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 관련 긴밀히 조율 중이나 구체적 사항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로는 에너지분야로,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에너지분야라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미국 반도체 관세 부과 검토 입장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업에 불리한 영향이 없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LNG 프로젝트’ 언급에 대해서도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논의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도현정·배문숙·김해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