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복귀” 스페인 언론 촌평…모레노 감독 ‘AI 의존 논란’까지 소환

스페인 출신 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감독 [EPA]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임시 사령탑으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선임되면서 그의 지도력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어 모레노 감독의 대표팀 임시감독 선임안을 의결했다. 모레노 감독은 오는 9~10월과 11월 A매치 기간 총 6경기에서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 출신 감독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프로 선수로 뛴 경험 없이 젊어서부터 지도자의 길을 준비해 2014년부터 3년 동안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명문 구단인 FC바르셀로나 B팀 분석가를 거쳐 1군에서 명장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보좌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엔리케 감독과 스페인 대표팀에 합류해 수석코치 및 감독 대행을 지낸 끝에 사령탑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스페인 대표팀 감독 시절 성적은 인상적이었다. 모레노 감독은 유로 2020 예선에서 7승2무, 무패 행진을 기록하며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모레노 감독의 세계적인 클럽과 국가대표팀에서의 경험, 데이터에 기반한 전술 설계 능력, 상대 분석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의 그늘을 벗어나서는 순탄치 않았다.

스페인 매체 ‘OK디아리오’는 2일(한국시간) 모레노 감독의 한국행을 전하며 그가 스페인을 떠난 뒤 3연속으로 감독직에서 경질되거나 지휘봉을 내려놓은 ‘씁쓸한’ 경력을 조명했다.

매체는 “모레노는 과거 수석코치로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보좌했고, 스페인 대표팀 사령탑까지 맡았다”며 “이후 AS모나코, 그라나다, PFC소치에서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예상 밖으로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스페인 대표팀을 떠난 뒤 AS모나코에 부임했지만 반 시즌 만에 물러났고, 이후 그라나다에서도 시즌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소치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으나 논란 속 경질됐다”며 “당시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선발 명단을 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런 모레노 감독이 한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모레노 감독은 AS모나코에서 약 7개월 만에 경질됐고, 스페인 그라나다CF 감독으로 부임하고도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이후 러시아 PFC 소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첫 시즌 팀의 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했다. 이후 소치를 다시 1부리그로 승격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2025-2026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1무6패를 기록하면서 결국 구단과 결별했다.

소치 시절에는 모레노 감독이 구단 운영 전반에 AI를 활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모레노 감독과 함께 일했던 전 구단 관계자는 모레노 감독이 훈련 프로그램과 경기 준비뿐 아니라 선수단 이동 일정, 선수 영입 과정 등에서도 챗GPT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모레노 감독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스페인 매체 ‘아스’와의 인터뷰에서 챗GPT를 러시아어 번역을 위해 사용했을 뿐, 전술이나 선수 선발 등 축구 관련 의사결정에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구단 관계자의 주장을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AI에 최종 결정을 맡기는 것과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