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허가제 외국인 28.7만명 역대 최대…서비스업은 10명 중 4명만 고용허가

제조업에 전체 인원의 80% 집중
서비스업 발급률 59%…평균 크게 밑돌아
건설업 신청은 쿼터의 3분의 1 그쳐
“업종별 수요 반영한 인력 공급 필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허가제(E-9)를 통해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28만7000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 인력의 80%가 제조업에 집중된 반면, 서비스업은 인력난에도 신청 인원의 59%만 고용허가를 받는 등 업종별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체류 중인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는 28만7424명으로 집계됐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비전문취업 비자(E-9)를 가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는 2021년 15만9463명에서 2022년 20만3121명, 2023년 24만7191명, 2024년 27만1925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8만2839명까지 늘었고 올해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종사자가 22만9844명으로 전체의 80.0%를 차지했다. 이어 농축산업 3만3878명(11.8%), 어업 1만5441명(5.4%), 건설업 6724명(2.3%), 서비스업 1410명(0.5%) 순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산업현장의 구인난이 심화하자 정부는 연간 고용허가 인원을 대폭 확대해왔다. 신규 도입 쿼터는 2022년 6만9000명에서 2023년 12만명, 2024년 16만5000명까지 늘었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 체류 인원이 누적된 데다 경기 둔화로 빈 일자리가 감소하자 정부는 신규 도입 규모를 지난해 13만명, 올해 8만명으로 축소했다. 실제 현장의 고용허가 신청도 줄었지만 업종에 따라 인력 수요와 허가 실적이 엇갈리는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 7월 기준 고용허가 신청 인원은 3만8998명으로, 이 가운데 3만1986명(82.0%)이 허가를 받았다. 서비스업은 564명이 신청했지만 실제 허가 인원은 333명에 그쳐 발급률이 59.0%에 머물렀다. 전체 평균보다 23.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현장에 인력이 필요해 고용허가를 신청했더라도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환경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사업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행정절차 시차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허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

건설업은 고용허가 신청 자체가 급감했다. 신청 인원은 683명으로 올해 배정된 쿼터 2000명의 약 3분의 1에 불과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외국인력 수요마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전체 도입 인원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업종별 경기와 구인난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인력 공급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경기 둔화로 전체 고용 신청 규모는 줄었지만 특정 업종의 인력 쏠림과 수급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획일적인 인력 통제에서 벗어나 산업별 미스매치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인력 수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