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만에 정책실장 퇴임
정책실 직원들에게 보낸 작별인사 공개
“정책 하나에 수많은 고민·설득·조정”
청와대, 후임 인선 등 2기 정책라인 개편 착수
![]() |
| 지난달 2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이재명 정부의 초대 정책실장을 맡아 경제·산업 정책을 총괄해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실장은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지만, 이제는 제가 자리를 비우고 다음 사람들이 또 자기 몫을 해나갈 때라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 실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이재명 정부의 첫 정책실장으로서 맡은 소임을 마쳤다”며 정책실 직원들에게 보낸 퇴임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별도의 퇴임사 대신 함께 일했던 직원들에게 전한 글을 공개한다며 지난 15개월을 돌아봤다.
김 실장은 “정책실장을 맡으면서 제 능력보다 훨씬 큰 책임을 졌다고 생각했다”며 “그 빈 곳을 여러분이 채웠다. 제가 놓친 것을 찾아주고, 생각이 짧을 때는 더 멀리 봐주고, 일이 터지면 자기 일처럼 달려들었다”고 적었다.
정책 현안을 직접 챙기는 이 대통령 아래에서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업무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질문도 자주 받았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은 “정책실에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정부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김 실장은 “정책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설득과 조정이 필요한지, 저는 여러분 옆에서 똑똑히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실이 해낸 일은 여러분이 해낸 일”이라며 “우리가 만든 결과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먼저 조직을 떠나는 데 대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김 실장은 “먼저 떠나 여러분에게 짐을 더 얹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여러분이 있어 걱정은 없다”며 “어쩌면 제가 없어서 더 잘하실지도 모르겠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이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지만, 이제는 제가 자리를 비우고 다음 사람들이 또 자기 몫을 해나갈 때라고 생각했다”고 퇴임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밖에 나가면 여러분이 얼마나 치열하게 일했는지, 이 정부의 성과 뒤에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 더 많이 이야기하겠다. 앞으로 여러분이 만들어갈 일들도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전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정책실장을 맡은 지 약 15개월 만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첫 실장급 교체다.
재임 기간 김 실장은 한미 통상협상과 반도체 산업 육성, 자본시장 정책 등을 총괄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도 관여했다. 반면 최근 부동산 정책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책 책임론도 제기됐다.
청와대는 이번 교체를 ‘경질성 인사’로 보는 해석에는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 집행의 동력을 높이기 위한 인사라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2기 경제·정책라인 가동을 위한 후속 인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정책실장이 정해질 때까지 비서실장과 각 수석이 업무를 나눠 맡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