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스마트워치 신고했지만…출근길 기다렸다 아내 살해한 공무원

이혼소장 통해 아내 피신처 파악
출근시간 맞춰 계단서 기다린 뒤 범행
피해자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지만 숨져
경찰, 계획범행 여부 조사·구속영장 신청 방침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가정폭력을 피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긴 아내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30대 현직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과 양육권 등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결정될 것으로 생각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경기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 혐의로 30대 공무원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17분께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건물 계단에서 아내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혼소장에 적힌 B씨의 현재 거주지를 확인한 뒤 직접 찾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B씨가 출근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 맞춰 건물 계단에서 기다렸다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앞서 남편의 폭력을 피해 가족이 거주하는 광주시의 한 주택으로 몸을 피한 상태였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경찰에 긴급 신고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어린 자녀도 손가락에 찰과상을 입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와 관련해 “최근 이혼 소장을 받고 위자료와 재산 분할, 양육권·양육비 등 전반적인 사항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해 앙심을 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에 앞서 피해자의 거처와 출근 시간을 파악하고 기다린 정황 등을 토대로 A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A씨의 가정폭력 신고 전력도 확인됐다.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A씨와 관련한 가정폭력 신고는 모두 4차례 접수됐다. 지난 6월에는 관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가정폭력을 피해 거처를 옮기고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받은 상황에서 결국 살해됐다는 점에서 피해자 보호조치가 실제 범행을 막는 데 충분했는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최근 스토킹·교제폭력 등 반복적인 관계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피해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경찰청에 ‘범죄피해자보호과’를 신설했고, 민간 경호 지원과 지능형 폐쇄회로(CC)TV 설치, 긴급신고용 스마트워치 지급 등을 피해자 보호 수단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흉기를 준비한 시점과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한 과정 등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