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투팍 '살인 미스터리’ 30년 만에 풀렸다…“내가 살인 지시” 자서전 결정타

래퍼 투팍 살인범, 30년 만에 유죄 평결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래퍼 투팍의 살의 용의자인 드웨인 데이비스의 체포 및 기소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하는 모습. 2023.09.29.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1990년대 미국 힙합계를 대표했던 전설적인 래퍼 투팍(2Pac·투팍 샤쿠르)의 살인범이 30년 만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8월 31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1심 법원 배심원단은 드웨인 케피 디 데이비스(63)의 투팍 1급 살인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판단했다.

이에 따라 데이비스는 최대 가석방이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됐다. 형량 선고는 9월 13일 이뤄질 예정이다.

투팍은 1990년대 미 서부 힙합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캘리포니아 러브’, ‘디어 마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세계적인 스타로 활동하던 그는 1996년 9월 7일 밤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돌연 총격을 받아 숨졌다.

투팍이 타고 있던 차량에 여러 발의 총탄이 날아들었고, 그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6일 뒤인 같은 달 13일 숨을 거뒀다. 사건 직후부터 수많은 추측이 쏟아졌지만 살인범도, 총격 사유도 밝혀지지 않아 30년 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로스앤젤레스(LA) 갱단 사우스사이드 캄튼 크립스의 두목인 데이비스가 유력한 용의자 중 하나로 꼽혀왔지만, 구체적인 증거가 부족했다. 사건의 전환점은 2019년이었다. 데이비스가 당시 자서전을 펴내면서 자신이 투팍 살인을 지시했고, 총기를 제공했다고 밝힌 것이다.

그의 자서전에 따르면 사건 당시 그는 조카인 올랜도 베이비 레인 앤더슨이 투팍 일행에게 폭행을 당하자 보복하려고 투팍 일행을 뒤쫓았다. 이 때 투팍이 차량 밖으로 몸을 내밀자 데이비스는 뒷좌석에 타고 있던 일행에게 총을 건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데이비스는 이후 자신의 자서전에 담긴 내용이 모두 사실은 아니며 책을 판매하기 위해 일부 내용을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의 과거 발언이 단순한 허구로 보기 어렵다고 맞섰다.

검찰은 데이비스의 경찰 조사 녹취록과 자서전, 과거 언론 인터뷰 등을 제시하며 그가 투팍 살인을 묘사해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데이비스가 직접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더라도 범행을 계획하거나 참여한 경우 살인 혐의로 처벌할 수 있는 네바다주의 법률에 따라 그에게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결국 배심원단은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유죄 평결이 내려지자 법정에서는 투팍의 유족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재판은 30년간 미제로 남아있던 투팍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

데이비스 측은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