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못 참아’ 천장 9번 두드렸는데…법원 “스토킹”

층간소음. [AI로 생성한 이미지]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층간소음에 항의하겠다며 효자손으로 천장을 여러 차례 두드린 50대 여성이 스토킹죄로 처벌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단독 고범진 부장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17일부터 약 2개월 동안 윗집에서 소음이 난다는 이유로 9차례에 걸쳐 효자손으로 천장을 두드리거나 인터폰으로 호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갈등은 B(42·여)씨가 2024년 12월 A씨의 위층으로 이사하면서부터 불거졌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B씨에게 층간소음에 주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여러 차례 직접 인터폰을 걸며 항의했다.

이에 피해자는 같은 해 2월 “층간소음이 발생하면 관리사무소를 통해 연락해달라”고 요청했지만, A씨는 이후에도 효자손으로 천장을 두드리거나 직접 인터폰을 걸어 층간소음에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법정에서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범위의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관리사무소가 층간소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는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나 민사소송 등 다른 구제 절차를 통해 해결했어야 한다”며 “피고인의 행위를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항의하게 된 경위와 방법, 횟수 등을 고려하면 객관적·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건 이후 A씨가 이사를 마쳐 층간소음 분쟁이 이어질 위험은 해소된 점 등은 양형에 반영됐다.